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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마의 종주이야기

[태백] - 면백 환종주 -(면산~백병산)중탈

 

 

~~두골산(두문산)~~

~~면산~~

 

 

 

 

 

 

 

 

지난 월요일과 화요일에...전국적으로 많은 눈이 왔었다는데....?

팔공산 높은 봉우리 주변만 하얗게 눈이 내리고...아래쪽에는 비가되어 내리더군요.

 

입춘을...이틀 남겨 둔....

지금 아니면 올 겨울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무작정 올라갔네요.

쌓인 눈 구경하러...강원도 태백까지....^^

 

따뜻한 며칠이 지났으니...아름다운 상고대와 이쁜 눈꽃은 볼수 없겠지만....

하이얀 오지능선길이 그리워...설랜 맘으로 찾아갔습니다.

 

*^^*

 

 

 

 

 

 

2020년 2월 2일...일요일 아침 7시 10분

철암면 상철암교를 들머리로

[태백] -면백 환종주-

오늘의 산행 시작합니다.

 

상철암교를 건너가며 주변을 둘러보니...전혀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습니다.

잔뜩 흥분된 맘으로...산길 들머리를 찾아갔네요.

마을길을 벗어나 산길찾아 올라가는데...겨울산을 찾았다는것을 제대로 실감하겠더군요.

뽀드득 뽀드득...조금 일찍 아이젠도 착용하고....^^

임도따라 올라가다가...왼쪽으로 고개 돌려보니....

멀지 않은곳에 오후에 만나기로 했던 백병산이...올려다 보이네요.

깨끗치않은 조망을 아쉽게 둘러보다가...낙동정맥 능선길을 바라보며 산길 들머리를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찾아간 산길은 시작부터...무척 가파른 오름길이더군요.

더군다나, 하얀 눈까지 수북하게 쌓여...아이젠을 찼어도 올라가기가 쉽지 않았네요.

그래도, 저기까지만 올라가면...오름길은 끝이려니 하며 올라갔는데....?

잠시 숨 한번 고를 여유만 있었을 뿐...계속된 오름길이 우릴 기다리고 있더군요.

한 걸음 올라서면 반걸음은 뒤로 미끄러지는...발목까지 빠져드는 가파른 눈길을 거북이 걸음으로 올라갔습니다.

느린 걸음으로 한동안 능선길을 오르내리다가...1033m봉을 마주하고는....

'저길 또 어떻게 올라갈까?'~ 망설이며 다가갔더니...비탈면따라 완만하게 올라가는 반가운 우회길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1033m봉을 우회해서 고갯마루에 올라서니...볼록한 두골산이 까칠하게 올려다 보이네요.

오지의 능선이라 등로는 있는둥 없는둥...조그맣게 열리는 빈 틈을 비집고 눈 길 헤쳐가며 천천히 `올라갔습니다.

두골산(1044m)

 

두골산(두문산) 정상에는...오지의 봉우리 답지않게 나뭇가지에 매달린 리본들도 여럿보이고....

두골산 삼각점은...올라선 바윗돌 아래쪽 눈속에 파묻혀 있더군요.^^

바람 한 점없고 햇살 따뜻한 산행하기 최적의 겨울날씨이지만...산객의 발걸음이 뜸한 능선이라 잡목들의 방해가 무척 심했습니다.

잠시 두골산 정상에서 주변을 둘러보며 서성이다가...건너쪽에 있는 두골 남봉으로 다가갔네요.

두 개의 혹같이 마주한 두골산과 남봉 정상에는...눈에 익은 반가운 리본들도 몇몇 보이고....

까칠한 두골산을 찾은 산객들은...우리뿐만이 아니였나 봅니다.^^

두골산 남봉까지 약 2.5km 남짓되는 거리를...평소의 걸음보다 거의 배에 가까운 약 1시간 40분 걸렸네요.

가파르고 미끄러운 봉우리에 올라서는것도 힘들었지만...오지의 능선을 눈길 러셀하며 진행하는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두골산 남봉을 내려서니...나뭇가지 사이로 멀리 낙동정맥 능선길이 올려다 보이고....

그제서야 주변의 풍경들도...하나 둘 눈에 들어오더군요.^^

마주치는 미끄럽고 가파른 눈 쌓인 봉우리들을...때론 우회하기도 하고....

때론 보이지않는 등로를 더듬어가며...가로막는 잡목들을 피해서 마주쳐 올라갔네요.

한발한발 올라 가다보면...언젠가는 정상에 오를수 있을테니까요.^^

그렇게, 햇살이 내려앉은 작은 봉우리에 올라 거친숨을 내려놓고...반은 미끄러지듯이 봉우리를 내려갔습니다.

올라갈수록 나뭇가지에는...하얀 눈꽃들이 많이 보이고....

종아리까지 깊게 파고드는 쌓인 눈이 즐거우면서도...한편으론 남은 종주길이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하더군요.

좀처럼 거리는 줄어들지 않고...시간은 빠르게 흘러만 가네요.

마침내, 낙동정맥 능선길이 눈 앞 가까이에 보이고...정맥길에만 올라서면 고생 끝 행복 시작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헐~~~ㅜ.ㅡ"

 

힘들게 올라선 낙동정맥 능선길엔...매서운 바람이 스쳐지나간 흔적들만이 어지럽게 남아있고....

눈이 온 이후에 정맥길을 지나간 산객들은 아무도 없었는지...발자국 하나 안보이더군요.

발자국 한두개쯤은 있을거란 믿음으로...힘듦도 참고 간신히 올라왔는데....ㅜ.ㅡ

 

산행 들머리에서 이 곳까지 약 7km...쌓인 눈을 러셀해가며 약 4시간 걸렸습니다.

면산에서 백병산까지 약 9km...낙동정맥길을 걸어간 발자국만 있어도 어렵지 않을것같은 거리인데....?

높은산 능선위엔 더 많은 눈이 쌓여 있을테고...아무리 빨라도 오후 5시는 넘어야 백병산에 오를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더군요.

 

렌턴도 없고...떨어지는 체력도....ㅜ.ㅡ

헝크러진 실타래처럼 머릿속은 온통 뒤죽박죽...미끄럽고 가파른 오름길을 갈지(之)자로 올라갔습니다.

면산 정상에 올라설때까지...결정은 잠시 미루기로 하고....ㅡ,.ㅡ

4시간여를 쉼없이 눈길을 헤치며 걸어왔더니...면산 정상에 올라가는 짧은 오름길도 쉽지않네요.

잠시 후, 면산 정상에는 간신히 올라섰지만...정상석 만나 보는것은 쉽게 허락하지 않더군요.

쌓인 눈 속에...무릎까지 깊숙히 빠져들고....

눈 속에 빠진 다리를 힘겹게 들어올리며...한발한발 정상석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잠시 후, 철의 장막같은 빽빽한 넝쿨 가지들 사이를 비집고...어렵고 힘들게 면산 정상석을 만날수 있었네요.

면산(1246m)

 

면산 정상석이 눈 속에 파묻혀 뾰쪽한 돌부리만 살짝 보이길래...눈을 쓸어내리고....^^

 

면산에서 낙동정맥길을 걸어...백병산에 올랐다가....

병풍바위 능선으로 내려서는...아주 작은 동그라미를 그려서 찾아왔습니다.

 

면산까지만 올라가면 백병산까지의 낙동정맥길은...그냥 룰루랄라 신바람 산행길이 될거라 생각했었거든요.

낙동정맥 능선에만 올라서면...지나간 발자국을 만날수 있을거란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혹시라도...만에 하나....??

지나간 발자국이 안보인다면...삼방산 능선길따라 짧게 마무리 할 가능성없는 계획도 가지고 있었지만....ㅡ,.ㅡ

혹시라도...만에 하나....??

가능성 없을것같은 일이...결국 생기고야 말았네요.

눈길 러셀하며 환종주 하기에는...체력적으로 너무 부담이 클것같아서....

아쉽지만...삼방산 능선으로 발길 돌렸습니다.

그런데, 이제부터 하산길이니깐...금방 내려갈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면산 정상을 내려서는데....?

ㅡ,.ㅡ

어지러운 산죽 넝쿨들위에는 눈이 수북히 쌓여있고...안보이는 아래쪽엔 넝쿨 올가미를 엮어놓고 우리들의 발걸음을 가로막더군요.

엉덩이까지 빠져드는...눈 쌓인 넝쿨 함정들을 피해서 진행할려니....ㅜ.ㅡ

어느덧, 산행 5시간이...훌쩍 지나가 버리고....

떨어진 체력은...눈속에 빠진 다리를 들어 올리는것도 쉽지않네요.

 

푹~ 퍼질러 앉아 따뜻한 점심 먹고갈려고 쉬어갈곳을 찾았지만...사방 찾아봐도 뵈지 않길래....?

따뜻한 햇살 내려앉은 널찍한곳에...등산화로 눈을 단단히 다져서 산상 만찬을 위한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하얀 간이 식탁 양쪽에 의자를 마주놓고서...후두둑 떨어지는 하얀 눈꽃들을 바라보며 화려한 산상 만찬을 즐겼네요.^^

마지막엔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입가심하고는...얼마 남지않은 하산길을 서둘러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이건...또 뭔가요.?

오후의 따뜻한 햇살에 쌓인 눈이 녹아들어...등산화에 찰싹 달라붙어 도무지 떨어지질 않더군요.

무릎을 지나 허벅지까지 눈속에 푹푹 빠져 들고...눈 덩어리가 달라붙은 등산화는 천근만근이네요....ㅡ,.ㅡ

쌓인눈이 보고싶어 일부러 이 먼 곳까지 찾아왔으니...울지도 웃지도 못하고....ㅡ,.ㅡ

눈 밭 깊숙히 빠진 두 다리를 번갈아가며...빼내면서 진행할려니....

그동안 쓰임새 없었던 허벅지 안쪽 근육이...통증과 함께 조금씩 아파 오더군요.

그래서, 둔덕같은 작은 봉우리 올라서는것도 부담스러워...다리를 끌듯이 천천히 올라갔습니다.

다행히 삼방산이 가까워질수록...쌓인 눈도 점점 줄어들어 한 숨이 놓이더군요.^^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삼방산을 바라보며 가까이 다가가는데....?

'까~꿍....*^^*'

 

지난날 반야계곡을 사이에 두고...크게 한바퀴 돌아보고 온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삼방산 삼거리 갈림봉에 걸어두었던 우리 강생이가...우릴 알아보고 반가움에 어쩔줄 몰라하네요.^^

 

약 400m거리에 있는 삼방산은 지난날 만난적이 있으니...오늘은 우리 강생이 만난 기념으로 그냥 패스.....ㅋ

삼방산과는 또 다른 만남을 기약하고...발길돌려 눈 쌓인 능선길을 내려갔습니다.

작은 봉우리...두어개 더 오르내리다가....

지도를 꺼내 살펴보니...저 봉우리가 오늘 산행길에서 만나는 마지막 봉우리 같더군요.

전망바위 하나없는 능선길에...조망을 즐기지도 못하고 내려갈려니 너무 아쉬워서....

우거진 나뭇가지 사이로 훔쳐보니...태백산 주변 산군들이 살짝 보이네요.

능선 아래쪽으로 너무 내려왔는지...문수봉과 부쇠봉 능선에 가려져 뒤쪽에 있는 태백산은 보이지도 않고....

미세먼지에 둘러싸인 함백산만이...흐릿한 모습으로 눈에 들어오더군요.

산행 하다보면 이런날도 있으려니...아쉬움 훌훌 털어버리고 발길 돌려 내려가는데....

아득한 발 밑 아래쪽에...산길 날머리와 함께 도로가 내려다 보이네요.

잠시 후, 내리막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선 아래쪽에서...잘록한 고갯마루를 만나고....

날카로운 바위 능선길을 잠시 이어가다가 낭떠러지를 만나...오른쪽 비탈면으로 조심스럽게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몇 발자국 아래쪽으로 조금 더 내려섰더니...어느순간 눈은 사라지고 등로엔 낙엽만이 수북하더군요.

햇살 내려앉은 따뜻한 묘지옆에서 아이젠도 챙겨넣고...옷 매무새도 가다듬고....^^

올 겨울은 하얀 눈 한번 밟아보지 못하고...허무하게 그냥 보낼줄 알았는데...?

오늘 정말 원없이...제대로 걸어보고 왔네요.

 

생각했던 백병산은...아쉽게도 못만났지만....

 

*^^*

 

 

 

 

 

 

 

2020년 2월 2일...일요일 아침 7시 10분

철암면 상철암교를 들머리로 시작한

[태백] -면백 환종주-(중탈)

약 9시간 45분 걸린...오후 4시 55분

오늘의 산행 마무리합니다.

 

램블러에 찍힌...[태백] -면백 환종주- 발자국 지도(중탈)

[태백] -면백 환종주- 거리 및 고도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