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꽃피는 춘삼월 어느 날...-광양천 환종주-라는 이름으로....
전남 광양 동.서천을 가운데에 두고 광양읍을 들,날머리 삼아...아주 커다란 원을 그려서 찾아간적이 있었습니다.
일자봉을 첫봉우리로 올라 월출봉과 도솔봉...그리고, 백운산과 노랭이봉으로 한바퀴 크게 돌아....
국사봉을 마지막 봉우리로 내려온...약 19시간 20분 걸린 긴 환종주 산행길이였네요.
오늘은 반대쪽인 구례 양동마을 섬진강변을 들,날머리 삼아...조금 작은 원을 그려서 찾아갔습니다.
중상봉~계족산~국시봉~갈미봉~월출봉~형제봉~도솔봉~따리봉~밥봉....
백운산을 살짝 비켜 가야하는...작은 아쉬움도 있지만....
형제봉과 도솔봉 정상에서의...사방 막힘없는 환상적인 조망이 떠올라....
이른 새벽길을 마다않고...한 걸음에 달려 갔었네요.
*^^*

2020년 1월 12일...새벽 5시 45분
구례 섬진강을 끼고있는...양동마을 간호정 정자 앞에....
200살 되었다는 커다란 느티나무 보호수 아래에 차를 세우고...밖으로 나와 새벽 하늘을 올려다 보니....
빠르게 흘러가는 구름 사이로...나뭇가지에 걸린 둥근 달이 환하게 웃고있네요.
지난 일요일에 찾아갔었던...제천 백운산 산행길은....
영하의 날씨예보와는 전혀 다르게...겨울답지 않을만큼 무척 포근했었는데....
섬진강변 구례...오늘의 날씨가....
영상의 따뜻한 날씨라고 예보하길래..옷이며 장갑이랑 모두 얇은것으로 준비해서 찾아갔는데....?
코 끗을 아리게 만드는 겨울바람이...심상찮게 불어오네요.
은근한 걱정속에 집에서 나설때 입고 온 외투도...배낭속에 챙겨서 산길을 찾아갔습니다.

얇은 바람막이를 걸치고 도로따라 10여분...도롯가 등산로 입구에는 계족산을 가르키는 안내판이 마중나와 있더군요.
안내판 화살표가 가르키는 방향으로...꾸불꾸불 올라가는 약 1km 의 임도를 따라가다가....

임도는 끝나는 곳에서 시작되는 산길따라...우린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갔네요.

가파른 능선 오름길이 한동안 계속 이어지다가...완만한 솔밭 사잇길을 만나 가쁜 숨을 몰아쉬고는....
거친 바위와 쓰러진 나무들를 타넘고서...앞을 막아서는 봉우리 정상으로 올라갔습니다.

중상봉(495m)

오늘 구례 일출시간이 아침 7시 38분이라길래...광대바위에서 일출 맞이할려고 시간을 맞춰 산행을 시작했지만....
혹시나 늦어질까봐...자꾸만 걸음이 빨라지네요....ㅡ,.ㅡ

계족산(705m)

중상봉과 계족산을 짙은 어둠속에 스치듯 지나치고...미끄럽고 가파른 내림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갔습니다.

그렇게, 계족산에서 멀지않은 730m봉을 머리위에 두고 올라가는데...서서히 날이 밝아 오더군요.
그런데, 중상봉 오를때까지는...능선에 가로막혀 크게 못느꼈었는데....?
중상봉 지난 후 부터는 차가운 겨울바람이 ...소백산 칼바람 못잖게 매섭게 몰아치네요.
바람막이로 몸은 감쌀수 있었지만...온전히 드러난 얼굴과 얇은 장갑속의 손가락은 차갑게 굳어만 갔습니다.

730m봉

광대바위가 730m봉 바로 옆에 있으니...일출시간에 늦지않게 광대바위에 오를수 있을것 같네요.

730m봉을 돌아서 살짝 내려서니...저기에 광대바위가....^^

거대한 바위덩어리 광대바위 뒤쪽으로 돌아서...밧줄잡고 광대바위에 올라갔습니다.

광대바위
오전 7시 39분
매서운 바람을 막아주는 광대바위 뒤쪽에서 서둘러 외투를 꺼내입고는...햇님이 솟아 올라 오기만을 기다렸네요.
그런데, 뜨거운 커피잔으로 손을 따뜻히 녹이며...20여분을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따리봉(또아리봉) 뒤쪽 능선으로 올라오던 햇님이 많이 힘들었던지...오름길에 주저앉아 올라올 생각을 안하더군요.

일출을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보니...형제봉과 깃대봉 그리고, 천황봉까지 한 눈에 다 들어오고....

환종주 능선길 위로...아침 햇살 내려앉은 월출봉과 형제봉이 아주 따뜻하게 보입니다.

예측하지 못한 매서운 칼바람속에서...더 이상의 산행은 힘들거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좋은날에 제대로 준비해서 다시 찾아오기로 하고...오늘은 아래쪽 고갯마루에서 산행길을 마무리 하기로 했네요.

광대바위 전망대를 찾아가는 아주 짧은 시간안에...어쩌면 햇님을 만나볼수도 있을거란 작은 기대감을 가지고....
차갑게 식어버린 몸을 외투로 감싼 채...광대바위를 조심스럽게 내려갔습니다.

광대바위 전망대
좋지않은 날씨인데도...종주길을 찾아온 우리들 보기가 미안했나요.?
따리봉(또아리봉)과 먹구름 사이에 몸을 숨은 햇님은...끝까지 얼굴 보여주길 허락하질 않네요.

천길 낭떠러지 광대바위를 한번 더 돌아보고는...더 좋은 인연을 기다리기로 하고 발길 돌려 내려갔습니다.

겨울 날씨는 바람이 좌지우지(左之右之)한다는 것을...오늘은 깜박 잊고 있었네요.

이렇게 편안하고 좋은 능선길에...매서운 칼바람이 숨어 잇을줄이야....ㅜ.ㅡ

잠시 후, 매재마을 삼거리 갈림길을 만나고...우린 삼산리마을이 있는 아래쪽으로 내려갔습니다.

무척 가파르고 희미한 내림길 아래쪽에서...산 허리를 돌아서 내려가는 임도를 만나....

세상 구경하며 내려가다가 고개 들어보니...저만치 높은곳에 광대바위가 올려다 보이네요.

계족산에서 광대바위로 능선길은 오르내리고...골짜기에 숨어있던 칼바람은 외투 깃 속으로 사정없이 파고듭니다.

광대바위에 남겨두고 온...한 줌의 아쉬움인가요.?
구름 사이를 비집고 하이얀 가루눈이 내려와...산객의 차가운 뺨을 살포시 어루만져 주네요.
어둔 새벽길을 올랐다가...매서운 칼바람에 쫓겨 도망치듯이....
짧은 새벽 산행길은...헤프닝으로 마무리합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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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봉~~

~~도솔봉~~

~~따리봉(또아리봉)~~
못 다 걸은 능선길이 눈 앞에 아른거려서...오래 기다리지 못하고 일주일만에 다시 찾아갔네요.
겨울옷이랑 장갑 제대로 다 챙겨서...혹시나 늦어질까봐 1시간이나 더 이른 시간에....
아쉽게 발길 돌렸던 일주일 전 바로 그 자리에...다시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아뿔싸.....ㅠ.ㅜ
등산화끈을 단단히 조여매고 일어서는데...야간 산행에 없어선 안될 헤드랜턴이 보이지 않네요.
배터리 충전한다고 빼 둔 생각이 불현듯 떠오르고...한순간 눈 앞이 깜깜해 지더군요.
집으로 다시 되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멍하니 넋을 놓고있다가....
스치듯 떠오르는 깨알 아이디어...핸드폰 후레쉬 어플이 생각났습니다.
두어시간 버텨주기만 한다면...그러면, 날이 밝아 올테니깐.
*^^*
2020년 1월 19일...일요일 새벽 4시 35분
양동마을 간호정을 들머리로
[구례] -간문천 환종주-
오늘의 산행 시작합니다.

일단 시작해보고 안되면 되돌아올 생각으로...배낭을 울러매고 도로따라 산길을 찾아갔습니다.
도로를 벗어나 임도 약 1km를...흐릿한 어둠속에 두 눈 동그랗게 뜨고 올라갔네요.
임도가 끝나는 산길 입구를 마주하고는...핸드폰을 꺼내 후레쉬를 켰는데....?
'헐....ㅜ.ㅡ'
내 폰 후레쉬는 켜지는데...남편 폰 후레쉬는 켜지질 않더군요.
며칠전...땅바닥에 떨어뜨린적이 있다고 하더니만....?
혹시 어플이 잘못된건가 싶어서...다른 어플을 다운받아 다시 켜 보았지만....
그래도...불통....ㅜ.ㅡ
10여분의 시간을...맨붕 상태로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며 서성이다가....
어쨌거나 이 먼곳까지 왔으니...산행을 시작해 보기로 했습니다.
우리 두 사람이 내딛는 발걸음을...작은 불빛 하나에 온전히 내맡긴 채....
ㅋ~

계족산(705m)

지난주 보다 많이 늦어진 걸음으로...계족산을 지나쳐 광대바위까지는 무사히 오긴 왔네요.^^
오른손엔 스틱...폰을 든 왼손으론 까칠한 발 밑을 비춰가면서....ㅋ

그렇게, 올라선 광대바위에서 까마득한 아래를 내려다보니...가로등 불빛 훤한 아랫마을은 아직도 곤히 잠들어 있더군요.

뵈는것없는 광대바위 어둠속에서 잠시 서성이다가...가파른 광대바위를 조심스럽게 내려섰더니....
능선 주변을 감싸던 어둠은 서서히 사라지고...날이 조금씩 밝아오네요.
발 아래를 비추던 핸드폰도...주머니에 쏙~ 집어넣고....^^

지난번엔 칼바람에 쫓겨 삼산리마을로 내려갔었는데...오늘은 매재를 가르키는 능선길을 따라갔습니다.

삼산리 갈림길을 지나쳐서...마주친 가파른 봉우리 정상으로 올라갔더니....

집채만한 커다란 바위가...봉우리 정상을 차지하고 있더군요.

무언가 있을것 같은 예감에 밧줄잡고 바위위로 올라갔더니...저기에 안내판이....?

국시봉(486m)

계족산과 광대바위도 그러했지만...국시봉도 짧지만 무척 가파른 오르내림길입니다.
잔돌위에 깔린 낙엽을 조심스럽게 밟아가며...천천히 천천히 내려갔네요.

지난 주 매섭게 불어오던 칼바람은...아직도 능선길 곳곳에 숨어있다가....
다시 종주길을 찾아온 산객의 등을 매몰차게 떠밀지만...오늘은 결코 그냥 물러서지 않을겁니다.^^

터골재

편안한 능선길 아래쪽에서...고갯마루를 가로질러 가는 임도를 만나고....

잠시 후, 낙엽 수북히 쌓인 미끄러운 오름길을...양 발가락에 잔뜩 힘을 주고서 올라갔네요.

오늘은 이런 둔덕같은 작은 봉우리들을 얼마나 많이 오르내렸는지...손 발가락 모두 합쳐도 부족 하겠더군요.^^

계속적인 봉우리 오르내림길이 반복 되다보니...이젠 그런가보다 하고 또 올라갔습니다.

밧내재봉(597.3m)

밧내재봉에서 갈라지는 왼쪽의 능선이...매재로 내려가는 능선길인데....
너무 가파른 능선 내림길이라...조금 아래쪽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비탈면을 끼고 다시 능선길을 찾아가더군요.

그렇게, 비탈면을 가로질러 능선길을 다시 만나고...가파른 계단길따라 아래로 내려갔네요.

빽빽하게 늘어선 대나무밭 사이 널찍한 등로에 내려섰더니...대나무밭 왼쪽으로 색색의 지붕들이 내려다 보입니다.
마을 뒤쪽으로 커다랗게 우회하는...널찍한 등로를 따라가다가....

아래쪽 마을에서 올라오는...임도를 만났네요.
갈림길마다 안내판이 세워져 있어서...등로찾아 헤맬일은 없을것 같더군요.^^

또 한번 숲 사잇길을 돌아서 나오니...머리위쪽으로 잠시 후 만나볼 갈미봉과 월출봉이 올려다 보입니다.

능선길이 어수선한 듯 하지만...뚜렷한 등로는 계속 이어지고....

걸음을 더할수록 개 짖는 소리와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가...점 점 더 가깝게 들려오네요.

매재

우리가 걸어왔던 능선길을...눈으로 되집어 보고는....

건너쪽 도로를 끼고 약 300여m...임도따라 능선길을 찾아 올라갔습니다.

얼마 지나지않아, 임도는 끝이나고...다시 산길이 열리는 입구에는....
목련나무 한그루가...산객을 맞아주네요.

어린 새싹들이 움 튼 목련나무는...강남에서 달려오는 따뜻한 봄바람을 기다리고 있더군요.

매재에서 시작되는 갈미봉 오름길은...처음에는 편안하고 완만한듯 했으나....

조금 더 올라갔더니...깊게 골파진 가파른 오름길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묵묵히 발 아래를 내려다보며...천천히 올라갔네요.

갈미봉(656m)

오늘 처음으로 마주한 정상석을 뒤로하고...월출봉을 찾아서 다시 얼마간 올라갔더니....

몇 걸음만에 오름길은 짧게 끝이나고...능선길은 한층 편안하고 완만해지더군요.

월출봉(769m)

등로 한 가운데에 삼각점 달랑 하나...그리고, 주변 나뭇가지에 나부끼는 리본 몇개....
별 의미없는 봉우리라 생각하며...지나치기 쉬운 월출봉 정상입니다.
앞 쪽에 더 높은 봉우리가...바로 마주 보이고....

월출봉보다 더 월출봉같은 높은 봉우리...호남정맥 삼거리 갈림봉이네요.
나뭇가지마다 나부끼는 수많은 리본들이...새벽길 마다않고 먼 길을 달려온 산객을 반가이 맞아줍니다.

돌아서 내려온 바로 아래쪽에는...월출재 임도가 내려다 보이고....
임도 개통을 축하하기 위해 쌓아올린 기념비 축대가...제 모습을 잃은 채 흉물스럽게 남아있네요.

월출재

백운산 둘레길이 지나가는 월출재 고갯마루에 내려섰다가...3km거리에 있다는 형제봉을 찾아 올라갔습니다.

추위를 잊은 뜨거운 열정으로 빠르게 올라가는데...올라갈수록 바람은 점점 더 매섭게 불어오네요.

귀곡성을 방불케하는 칼바람이 나뭇가지 사이로 파고들때면...두 귀는 멍멍해지고 모자를 꼭 움켜잡고 올라야 했습니다.

형제봉을 100여m 앞두고 올라선 봉우리에...삼각점이 하나 있네요.
형제봉 정상에 삼각점이 안보였었는데...짐작컨데 형제봉 삼각점을 이 곳에 설치해 둔 것 같더군요.

이제 다 왔습니다...형제봉 정상이 머리위에....^^

형제봉 - 동생

형제봉(881m) - 형

작은 형제봉에 올라 사진 한장만 남기고...건너쪽 큰 형제봉 정상에 올라 뒤돌아보니....
작은 봉 뒤쪽으로 걸어온 능선길과...지나온 월출봉이 흐릿하게 보입니다.

잠시 후에 만나볼 도솔봉은 흐릿하게 능선만 보이고...운무가 감싸버린 봉우리 정상은 전혀 안보이네요.

사방 막힘없는 조망이 너무 좋은 형제봉 정상인데...오늘은 둘러보는 눈이 아려옵니다.

양탄자 깔아놓은 형제봉 내림길따라 고갯마루에 살포시 내려섰다가...마주친 계단길을 올라갔더니....

등주리봉(897m)

널찍한 등주리봉 정상에 올라...안내판에 그려진 지도와 거리를 슬쩍 눈에 담고는 도솔봉으로 향했네요.

그런데, 도솔봉이 가까워질수록...하얀 나뭇가지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순간 겨울옷을 입은 나뭇가지들이...등로 주변을 하얗게 애워싸더군요.

눈이 없는 포근한 요즘 날씨에...겨울꽃 하얀 상고대를 볼수있을 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었는데....^^

하얗게 피어나는 이쁜 상고대를 미소 가득한 얼굴로 구경하며...느긋한 걸음으로 천천히 올라갔습니다.

잠시 후, 조용한 도솔봉 정상에 올라섰는데...미륵보살이 살고있다는 도솔천이 바로 여기인가요.?

매섭게 불어오는 바람따라 하이얀 운무는 넘실넘실 춤을추고....눈 앞에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더군요.

오름길에 힘들었던 땀방울을 정상석 옆에 살며시 내려놓고...그 빈자리에 시원하게 불어오는 칼바람을 맞아 들입니다.

도솔봉(1123m)

멀지않은 따리봉은 보일듯 보일듯 보이지않고...내려설 밥봉 능선만 흐릿하게 눈에 들어오네요.

서성거림도 잠시 따리봉을 향하는 계단길을 내려가는데...능선 왼쪽은 하얀 겨울이요 오른쪽은 스산한 늦가을입니다.
능선 오른쪽엔 도솔봉 명품 소나무가...그리고, 왼쪽엔 봉바위가 바로 눈에 들어오네요.

소나무 가지에도 겨울과 가을...두 개의 계절이....^^

따뜻한 간식으로 배를 채우며...잠시 쉬었다가....
한줄기 바람에도 떨려오는 땀이 식어버린 몸...바람막이를 꺼내 걸쳐입고 종주길을 이어갔습니다.

명품소나무 바로 아래쪽에는...닮은듯 안닮은듯 봉바위(봉황바위)가 오똑하고....

하얗게 내려서는 긴 계단길따라...도솔봉으로 발길 향했네요.

다시금 올라선 봉우리에서 핼기장을 만나고 다가갈 능선길을 바라보니...좀 더 가까워진 따리봉이 이제 보일똥말똥 합니다.^^

참샘이재

참샘이재를 지나고 부터...따리봉을 향 한 본격적인 오름길이 시작되더군요.

미끄러운 눈길을 조심스럽게 올라...오늘의 최고봉인 따리봉 정상으로 가까이 다가갔네요.

잠시 후, 걸음에 걸음을 더해서...마침내, 따리봉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따리봉(1153m)

전망대까지 설치된 따리봉 정상이건만...조망의 아쉬움에 마냥 허탈하기만 하네요.

이 좋은곳을 찾아서 새벽길을 달려왔는데...하나라도 뵈는게 있어야지....ㅜ.ㅡ

매서운 바람을 피한 아래쪽 응달진곳에...이쁘게 피어난 상고대를 위안삼아 둘러보다가....
가만히 생각해보니...지난주 하산길에 차갑게 내리던 가락눈은....?
궂은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아닌...능선위 나뭇가지에 매달려있던 상고대가 바람결에 날려온 듯 하네요.
지금도 불어오는 바람결따라...하얗게 흩날리고 있거든요.^^

운무가 덮어버린...몽환적인 능선길....
꼬리 아홉개 달린 구미호가 불쑥 나타난다 해도...전혀 이상하지 않을 수묵화 능선길입니다.

잠시 후, 따리봉 조금 아래쪽에서...밥봉으로 내려서는 삼거리 갈림길을 만나고....
지난번에는 한재로 내려갔었지만...오늘은 밥봉 능선으로 발길 향했네요.

두어명이 어깨 부딪치며 걸어가도 좋을만큼...밥봉으로 향하는 능선길 등로는 널찍하니 아주 좋습니다.

널찍하고 좋은 등로따라 약 10여분...아래쪽에서 집채만한 아주 커다란 바위문을 만났네요.
능선 오른쪽이 등로같아서 가까이 다가가 둘러보니...낙엽과 하얀눈이 다 덮어버려 산객이 지나간 흔적들은 전혀 보이지 않더군요.

그래서, 다시 되돌아 능선 왼쪽을 살펴보니...등로는 보이지 않지만 그런데로 내려갈수는 있을것 같아서....?

내려갔는데...까칠한 알바의 시작이였습니다....ㅋ

약 300여m 쯤 내려가다가 지도를 꺼내 살펴보니...밥봉 능선에서 자꾸만 벗어나고 있더군요.
능선길 등로를 다시 찾아가긴 가야하는데...미끄러지면서까지 내려선 가파른 봉우리위로 되돌아 올라가긴 싫고....
까칠한 비탈면을 가로질러...밥봉 능선길을 찾아갔네요.

짧은 거리의 알바지만...약 30여분을 헤맨끝에 무사히 밥봉으로 내려가는 능선길을 찾았습니다.
잃어버린 시간 30여분이...나중에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다시 되돌아 올줄은 이 때만 해도 정말 몰랐었네요.

어쨌거나 다시 찾아온 능선길 등로는...여전히 좋았습니다.^^

조금 더 내려선 아래쪽에서 바위지대를 만나고...커다란 바위군들을 이리저리 돌고돌아....

마주친...작은 봉우리 능선으로 올라갔네요.

발목까지 빠져드는 낙엽 수북히 쌓인 편안한 능선길을...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더니...
이마와 등에 땀방울 송골송골...바람막이를 배낭속에 다시 집어넣고 능선길을 이어갔습니다.

또 하나의 바위문을 만나...그 사잇길을 지나치고....

얼마 지나지않아, 밥봉을 마주하고는...발걸음 가볍게 정상으로 올라갔네요.

밥봉(935m)

늦어버린 걸음 서둘러 보지만...작은 봉우리 오르내림길이 많아서인지 좀처럼 시간이 줄어들지 않더군요.

등로 정비가 잘되어 있는...산죽 사잇길을 지나치고....

둔덕같은 작은 봉우리들을 몇번 더 오르내리다가...또 하나의 높다란 봉우리를 만나서 올라갔습니다.

775m봉

높다랗게 올라선 봉우리는...하천산으로 갈라지는 흥대삼거리 갈림봉이더군요.
그런데, 안내판에는 삼거리라고 적혀있지만...흥대리로 향하는 능선에는 산친구들 발자국조차 전혀 안보이네요.

나무의 잔가지들이 제멋대로 자란 어지러운 능선이라...몸을 이리저리 비틀어가며 진행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한참동안 능선길을 까칠하게 진행하다가...양쪽 비탈면이 날카로운 절벽같은 능선 갈림봉을 만났는데....
옆 비탈면으로 우회하고 싶었지만...그 것 또한 쉽지않을것 같아서 그냥 치고 올라갔네요.

나뭇가지들을 벌려잡고 길을 만들어서 바위 봉우리 정상으로 올라갔더니...한움큼의 철 지난 억새들이 한들한들 반겨줍니다.

772m봉
그렇게 까칠하게 올라선 아무 흔적없는 772m봉 정상에 리본 하나 걸어두고...사진 오른쪽 가파른 능선따라 아래로 내려갔네요.

없는 등로를 만들어서 아래로 내려갔더니...아래쪽에는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모를 뚜렷한 등로가 기다리고 있더군요.
늦어버린 시간 조금이라도 만회할려고...내달리듯 빠른 걸음으로 능선길을 이어갔습니다.

좋았던 등로는 어느순간 오른쪽 비탈면으로 돌아서 가버리고...희미한 능선길을 조금 더 내려갔더니....
눈 앞이 갑자기 훤하게 트이는...나무들을 다 베어버린 벌목지대를 만났네요.

나무를 베어버린 능선 왼쪽으로 고개 돌려보니...바로 건너쪽 계족산마져 아쉬움으로 바라 보입니다.

얼마 남지않은 능선 끝까지 이어가고 싶었지만...시계는 어느 덧 오후 5시를 넘어가고....

랜턴없이 시작한 종주길에...곧 어둠이 찾아들 것 같아서....
능선 아래쪽에서 만난 오래된 임도따라...들머리를 찾아서 산길을 내려갔네요.

새벽 어둠속에 랜턴없이 힘들게 올랐던...계족산의 씁쓸한 배웅을 받으며....
밤을 세워 이야기해도 다 못할...사연많은 산행길을 마무리합니다.
*^^*
2020년 1월 19일...일요일 새벽 4시 35분
양동마을 간호정을 들머리로 시작한
[구례] -간문천 환종주-
약 13시간 걸린...오후 5시 35분
오늘의 산행 마무리합니다.

램블러에 찍힌...[구례] -간문천 환종주- 발자국 지도

[구례] -간문천 환종주- 거리 및 고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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