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어~~어~~~휴....ㅠ.ㅠ
새벽에 집에서 나설때만 해도...하늘은 맑고 바람 한 점 없더니만....
대광고속도로 고령을 지날려니...차창에 눈발이 날리기 시작합니다.
눈이 소복이 쌓인 대광고속도로는...영하의 기온속에 노면이 얼어붙어 있더군요.
배테랑 운전을 자랑하는 남편이...잔뜩 긴장하며 시속 50km 전후로 조심스럽게 운전 했는데도....?
차는 갓길로...스르르 미끄러지네요.
부딪치지 않으려 핸들을 이리저리 돌려...차는 반바퀴 옆으로 휙 돌아 미끄러졌지만....
다행스럽게도 부딪치지 않고...도로 한가운데에 서 버리더군요.
새벽시간대에 고속도로가 조용해서 다행이지...정말 큰일날 뻔 했었습니다.
조용한 일요일 새벽 - 대광고속도로(옛 88고속도로) -
몇몇 보이는 차들은...모두 거북이가 되어 엉금엉금 기다시피 하고....
시간은 소리없이...빠르게 지나가네요.
그렇게, 산행 들머리에 도착했을 때는...이미 예정했던 시간보다 1시간 넘게 지나가 버렸고....
그래도...무사히 도착했으니....^^
안도하며...산행길에 들어섰네요.
2016년 1월 24일...일요일 이른 아침 5시 30분
무주 홀리데이 파크를 들머리로
덕유산 -뫼산(山)자 환종주-(중탈)
오늘의 산행 시작합니다.

무주 홀리데이 앞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서둘러 산행준비를 합니다.
하염없이 내리는 눈은...그칠줄을 모르고....
다리를 건너 조금 더 들어갔더니...덕유산 안성탐방소가 자리하고....
우린 홀리데이 오른쪽 옆길따라...원통사 방향으로 올라갔네요.


바람이 조금 불긴 했지만...계곡 사이에 갇혀있으니 큰 추위는 없었고....
삿갓재로 올라가는 갈림길에서...계곡을 건너 오른쪽의 작은 능선을 따라서....
수북하게 쌓인 눈을 헤쳐가며...우린 무룡산 정상을 향해서 올라갔네요.

하얗게...쌓인 눈
밝은 낮에 바라보는 것도...아름답겠지만....?
이렇게 어둔밤에 마주치는 설경도...그 못지않게 이쁘답니다.^^

어둔밤에 하얀 망울진 눈꽃들이...이쁘고 탐스럽게 피어 올랐네요.

정상을 향해 정신없이 오르다 보니...어느새 날이 훤하게 밝아 오더군요.

하얀눈이 발목을 감싸지만...아직은 여유롭네요.
보통때보다...조금 더 춥다는 것 외엔....^^

아래쪽엔 산친구들의 발자국이...조금 보이는가 싶더니만....?
올라갈수록 점점 등로는 희미해지기에...등로는 포기하고 능선을 고집하며 올라갔습니다.....

발목을 감싸던 눈은 어느새...종아리를 휘감아 들고....

눈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나무들은...아래까지 가지를 축~ 느려뜨리고 있더군요.

오늘은 십여년만에...가장 추운날이라고 그러네요.
일요일을 집에서...TV만 쳐다보며 보내긴 아쉬워서....
덕유산 설경 구경하고...아무도 걷지않은 눈길 걷자며....
이 곳 덕유산을...찾았습니다.
덕유산 능선이니 당연히 눈은 많을테고...더군다나 눈까지 내린다는데...*^^*
겨울산을...그 동안 많이 겪어봤으니....
추워봐야...얼마나 춥겠냐.?
히히덕 거리면서 찾아왔건만...정말 춥긴 많이 춥더군요....ㅡ,.ㅡ

쌓인 눈이 점점 많아지고...무룡산 정상을 향한 능선의 경사가 점점 가팔라 지네요.
당연히 등로는...없었구요...ㅜ.ㅡ

임도에서 산길 들어서고...산길에서 무령산 정상까지 약 4km
무령산 오름길 약 절반 조금 더 지나선...보이는 것과 같이 눈이 엄청나게 많이 쌓여 있더군요.
무릅까지 푹푹 빠져드는 가파른 오름길...간신히 한발 한발 옮겨 진행하지만....
시간은...빠르게만 흘러가네요.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강추위에 카메라는 꽁꽁 얼어붙어 그 기능을 상실해 버렸고....
랜즈와 뷰파인더에는 차가운 성애와 눈이 덕지덕지 엉겨붙어...우리보다 더 추워 보입니다....ㅜ.ㅡ

그런데,
뒤따라 오던 남편이...급경사 오름길에 자꾸만 뒤로 미끄러 지더군요.
뒤돌아 다가오는 남편을 걱정스레 쳐다보니깐...등산화에 차고있던 아이젠이 안보입니다.
그 것도...양쪽 다....ㅜ.ㅡ
"헐.!...쟈~갸...아이젠 어쨌어.?"
눈밭에 빠진 발을 빼내는 와중에...어디에선가 빠져 잃어버린 것 같더군요.
어디에서 빠진지도 모르고...또, 눈이 덮어 버렸을수도 있으니....
다시 내려간다 해도...찾을길이 막막할 것 같았습니다.
눈 앞이 캄캄해지고...어쩔줄 몰라하는데....?
앞장서 길 만들며...올라 가잡니다.
따라...가겠다고....ㅡ,.ㅡ
지도를 꺼내보니...이제 정상이 4~500m남은 것 같은데...
바람은 점점 더 거세만 지고....이젠 허벅지까지 눈 속에 빠져드네요.
업친데...덥친다고 하던가요?
아이젠을 잃어버린 남편이...스패츠 끈에 이상이 생겼는지....
등산화 뒤쪽으로...스패츠가 조금씩 말려 올라가더니만....
발 뒤꿈치 쪽으로 눈뭉치가 들어가는...긴급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여기서 어떻게...조치를 취할 방도가 없더군요.
최선은...빨리 이 곳을 벗어나는 수 밖에....ㅜ.ㅡ
무룡산 정상을 200여m 앞두고...휘몰아 치는 눈보라가 앞을 가리네요.
한걸음 옮기고 올려다 보고...두걸음 옮기고 올려다 보고....ㅡ,.ㅡ
서로 교대로 쌓인 눈을 러셀하며...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무룡산 정상만 생각하며 오르던 와중에...나뭇가지 사이로 목책난간이 살짝 보이더군요.
"이젠...살았당...*^^*"
올라서...둘러보니....?
삿갓재에서 무룡산으로 올라가는...데크 계단길 목책이였습니다.
그런데, 이젠 살았다 생각하며 잡은 목책계단을 올려다 보니...완전 얼음 미끄럼틀이더군요.
아이젠도...소용없는....ㅜ.ㅡ
양쪽 난간을 부여잡고서...두 발을 양쪽으로 한껏 벌리며....
간신히...간신히....ㅋ
산행 4시간 30분이 걸린...오전 10시 정각에야....
무룡산 정상에...올라설 수 있었네요.^^

무룡산(1461m)
무룡산 정상은...온통 꽁꽁 얼어 있더군요.
바람이 얼마나 거세게 불어오는지...장갑을 두 켤레나 꼈지만 손등이 냉기로 얼어붙는 것 같았습니다.
발가락은...말할 것도 없구요.
그래도, 어떻게 올라온 정상인데 하며...한 장 남기자네요.
카메라는 이미 죽어 버렸으니....폰으로 라도....ㅋ
여기서부터 찍은 몇 장 사진은...휴대폰으로 찍은 것들 입니다.^^
눈이 뭉터기로 들어간 남편 발뒤꿈치는...전혀 감각이 없다네요.
삿갓재 대피소로...급하게 내려갑니다.
발바닥이 안보일 정도로 뛰다시피...아니...미끄러지다시피....^^

얼마나...매서운 추위인지....
이 아름다운 설경 조차...눈에 들어오지를 않더군요.
그런데, 급하게 앞장서 뛰어 내려가는...나를 남편이 불러 세우네요.
한 장 남기고 가자고...아직은 살만한가 봅니다..^^

몸은 점점 차갑게...식어만 가는데....?
두 눈이...잘 떨어지질 않습니다.
이상해서 한번 봐 달랬더니....속눈썹에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네요.

보이시나요.?
아무리 추워도 얼굴가림 주변은...내뿜는 입김에 의해서 대부분 녹아드는데....
입김은 밖으로 나오자마자...그대로 얼어 버리더군요.
눈썹은 말할 것도 없고...속눈썹까지 눈과 얼음이 주렁주렁 맺혀있네요.
지금껏 산행사진에는...색안경으로 눈은 가리고 얼굴만 나왔었는데....
오늘은 피치못할(?) 사정으로 인해...얼굴은 가리고 눈만 빼꼼히....*^^*
2.7km거리의...삿갓재 대피소
40여분만에 미끄럼 타면서 내려왔더니....쥐 죽은듯이 조용하더군요.
황점으로 향하는 계단으로...발자국 몇개만 희미하게 보이고....
대피소 취사장에 들어가...다 꺼내놓고 하나하나 다시 정리합니다.
제일 먼저 양말부터 갈아신고...외투 내피도 꺼내입고....
남편은 등산화 뒤쪽에 단단히 뭉쳐...덩어리가 되어있는 눈을 긁어내고....
스패츠도...대충 정비하고....ㅋ
따뜻하게 덮혀서 2중 3중 감싸 온 만두는...살얼음이 껴있더군요.
데워 온 보온병의 물은...미지근하기만 하고....
그래도 살아야겠기에...속으로 꾸역꾸역 밀어 넣어봅니다.^^
오전...11시 20분
향적봉과 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등로 양쪽문은 활짝 열려있지만....
오늘은 이만...원통골로 내려 갈랍니다.
남편은 아이젠도 잃어 버렸으니...이 쌓인 눈을 헤치며 진행하기란....ㅜ.ㅡ

원통골 계곡따라...한 참을 내려오다 뒤돌아 보니....

눈구름은 뵈지않고...파란 하늘빛에 햇님이 방긋이 웃고있네요.

'웃지마.!~~~~'
'바람친구 불러 등 떠밀며...내려가랄 땐 언제고....ㅠ.ㅜ'

그렇게...산길 다 내려왔습니다.

원통골 계곡에 갇혀 있으니...그 토록 거세게 불던 바람도 잠잠하기만 하네요.

30여분 도로따라...원점회귀 하며....
오늘 아쉬운 산행길...마침표를 찍었네요.
2016년 1월 24일...일요일 이른 아침 5시 30분
무주 홀리데이 파크를 들머리로 시작한
[덕유산] - 뫼산(山)자 환종주 -(중탈)
약 8시간 걸린...오후 1시 30분
원점회귀로
오늘의 산행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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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집에 갈려고 했더니...추위에 얼어붙은 차가 시동이 걸리질 않네요.
몇번을...시도해 보았지만....ㅡ,.ㅡ
할수없이 보험 긴급출동을 부를려고 전화를 했더니...여러번 전화해도 전화를 받지 않더군요.
그 쪽에 전화기를 내려 놓은 것 같다면서...다시 사고처리반으로 전화합니다.
그렇게 해서...돌아온 대답은....?
오늘 최강한파로 사고와 시동호출 예약이 폭주해서 접수는 해주지만...'기다리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 그러네요....ㅜ.ㅡ
가장 가까운 무주...자동차 정비하는 곳 3~4군데 전화를 돌려봤지만....?
다들 시동 걸러 다니느라 정신없고...여기까지 올수없다는 말들만 하더랍니다.
그럼...우린 어쩌라고....ㅠ.ㅠ
30여분 발만 동동 굴리며 있으려니...춥고 배도 고프고....ㅋ
100여m 아래쪽에...식당이 보이길래 들어갔네요.
밥을 먹으며...이 곳을 탈출할수 있는 방법들을 서로 머리 굴려봅니다.
어느 순간...남편이....
"좋은 방법이 있다..^^"
"뭔데...뭔데...??"
평소에 멀리 외지 산골산행을 할때면...다시 원점회귀 하기위해서 택시들을 많이 호출하는데....?
도시와 달리 농촌지역의 개인택시 하시는 분들은...대부분 집에 계시다가 호출받고 나오시더군요.
그 것이...생각났는가 봅니다.
폰으로 가까운 개인택시를 찾아...전화를 돌렸더니....
전화 받으시는 기사분이 오늘 3군데나 시동 걸어주고 왔다고...곧 가겠다고 그러네요.
기사분의 목소리가...마치 구세주 같이 들려오더군요....ㅋ
뻥 뚤려 있는 고속도로를 달려...집에 돌아오면서....
우린 거짓말 같았던 오늘의 일들을...하나하나 되집어 봅니다.
새벽길 고속도로에서...차가 미끄러졌던 일과....
남편 아이젠 잃어버리고...스패츠 때문에 힘들었던 일들....
마지막엔 차가 시동이 안걸려...마음 고생했던 일들....
그래도, 이 모든걸 무사히 극복(?)하고...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으니....
오늘....
억세게 운수 좋은날...맞죠.?
*^&^*
집에 돌아와...뉴스를 틀어보니....
전국 국립공원 10여곳이 최강한파로 인해...어제밤부터 입산통제 했다나 뭐라나....
미친....ㅠ.ㅜ
[덕유산] - 뫼산(山)자 환종주 -(중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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