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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마의 종주이야기

[대구] - 팔공산 탐방기 -

 

 

~~팔공산 동봉~~

 

 

 

 

 

 

 

 

 

태풍 링링이 서해안따라 매섭게 올라갈적에...동해에서 멀지않은 팔공산 언저리에도 비바람이 심하게 불어 왔습니다.

그러다가, 토요일 느즈막한 오후엔 태풍이 많이 멀어졌는지...심하게 불어오던 비바람도 어느순간 잠잠해지고....

멀리 비슬산 조화봉 정상에 있는 강우레이더 건물이...구름 사이의 석양빛으로 우릴 유혹하네요.

 

태풍 끝자락에 매달려 따라올것 같은 비바람이 무서워...일요일 산행은 포기 하려다가....

태풍이 품고 온 비바람과 함께...미세먼지 또한 깨끗히 사라졌을지도....?

 

어쩌면 지금까지 상상도 못했던 최고의 조망이...우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먼 산만 쳐다보며...휴일의 하루를 그냥 보낼수만은 없겠더군요.

 

그래서....

가까운 동네 뒷산...넘어지면 코가 닿을....

팔공산에...살짝 다녀오기로 합니다.

 

혹시라도...비바람같은 불청객이라도 만나면....

산 아래 집으로...냅다 달려오면 되니깐.

 

*^^*

 

 

 

 

 

 

 

2019년 9월 8일...일요일 새벽 5시 10분

선본사 갓바위 주차장을 들머리로

[대구] -팔공산 탐방기-

오늘의 산행 시작합니다.

갓바위 부처님이 계시는 관봉 정상 앞마당에서 일출을 보고싶어서...조금 이른 시간에 산에 들었습니다.

아래쪽에 주차를 하고 계단길을 올라가는데...지난번엔 보지 못했던 수많은 석등들이 올라가는 계단 양쪽에서 불 밝히고 있더군요.

 

선본사 입구에서 갓바위 공양간이 있는 건물 아래까지...약 750m거리에 약 350여개의 석등을 설치했다고 하는데....

3년여의 공사끝에 지난 2018년 1월 1일부터...'소원의 길'이란 이름으로 훤하게 불 밝혔다고 하네요.

불 밝힌 계단길따라 20여분 쉼없이 올라...갓바위 부처님이 계시는 관봉 정상 널찍한 앞마당에 올랐더니....

새벽길을 마다않고 찾아온 많은 분들이...이루고 픈 소원을 맘에 담아 부처님전에 가지런히 두 손 모아 정성을 드리고 있더군요.

'갓바위 부처님 올만에 뵙습니다...편찮은데 없이 건강하시지예.?....^^'

희미하게 밝아오는 갓바위 주변은 어둠을 깔고앉은 운무가 다 덮어버렸고...몇발자국 앞도 잘보이지 않네요.

어쩔까 잠시 망설이다가...일출 보는것을 포기하고 능선길을 이어가기로 합니다.

물기 머금은 운무는 가파른 바윗길과 손잡이 난간까지 촉촉히 젖어들어...올라갈려니 아주 조심스럽더군요.

조심스럽고 긴장된 걸음으로 바윗길을 간신히 올라...털복숭이 발가락바위를 지나치고....

농바위와 노적봉도 스치듯 지나쳐...곧 바로 방아덤 전망바위를 찾아갔네요.

남방아덤 전망바위에 올라섰지만...발 아래 뵈는건 회색빛 도화지 뿐....ㅜ.ㅡ

짙은 아쉬움만이...희뿌옇게 내려다 보입니다.

발길돌려 멀지않은 북방아덤 전망바위에도 올라보지만...뵈는건 여전하고....ㅡ,.ㅡ

괜히 찾아왔다는 허탈한 걸음으로...걷힐 기미가 전혀 보이지않는 운무 가득한 능선길을 내려갔네요.

태풍이 지나간 다음날...깨끗한 조망을 잔뜩 기대하고 찾아온 팔공산인데....

오랜만에 찾아왔다고 우릴 홀대하나 싶어서...바위 모서리를 붙잡고 등로 옆 이름모를 암봉위로 올라갔습니다.

'아.!~~~~~팔공산....'

우리의 간절함이...통했나요.?

바위 봉우리에 올랐더니...팔공산 비로봉과 주변 여러 봉우리들이 흐릿하게나마 제 모습을 보여주네요.

팔공산 최고봉인 비로봉을 사이에 두고...동봉과 서봉 그리고, 청운대까지....^^

팔공산 비로봉과 주변 여러 봉우리들도 보았으니...이제 한결 가벼운 발걸음으로 운무속으로 걸어들어 갔습니다.

그렇게, 바윗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또 한번 가파르게 올라갔더니....

팔공산 은해봉(891m)

 

돌구멍절 중앙암으로 내려가는 삼거리 갈림봉...오래전 정자가 있었던 흔적들만 남아있는 은해봉 정상이더군요.

정상석도 없는 은해봉을 내려가는데...능선길 왼쪽 아래에서 골프장 카트 지나가는 소리가 바로 옆인듯 아주 가깝게 들려오네요.

눈에 뵈는것이 없으니...두 귀만 활짝....^^

이런 운치있는(?) 분위기의 팔공산 산행은...정말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늘~ 어둔 새벽이나...눈 내린 하얀 겨울에 팔공산을 많이 찾았었으니....ㅋ

편안하게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르다가...마주친 핼기장을 지나쳐서....

살짜기 막아서는 봉우리 정상으로 올라갔더니...반듯한 정상석이 반겨주는 삿갓봉이네요.

팔공산 삿갓봉(931m)

운무속에 갇혀 아무것도 뵈지 않는 산행길...동봉 정상에 올라서면 사방 막힘없는 조망이 트이기를 기대하며 걸음을 제촉합니다.

바른재

 

아직 팔공산 동봉이 약 4km...마음이 조급하니 거리가 좁혀지질 않네요....ㅡ,.ㅡ

걸음에 걸음을 더하다보면...언젠가는 만나지겠죠.^^

봉우리 오르내림이 많지않은 팔공산은...대신 거친 바윗길이 많아서 생각보다는 조금 더 힘든 산행길이랍니다.

신령재

 

'스~탑....ㅡ,.ㅡ'

 

무심결에 널찍한 좋은길 따라가다가...수도사가 있는 치산계곡으로 내려갈뻔 했네요....ㅋ

신령재를 지나쳐서 한동안 좋은 등로따라...빠르게 능선길을 이어갔습니다.

얼마 지나지않아, 염불암으로 내려가는 삼거리 갈림길을 만나고...이제 팔공산 동봉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염불암을 우회하는 계단길을 올라가며 주변을 살펴보니...능선 오른쪽으로 비로봉과 청운대가 깨끗하게 보이고....

짙게 깔려있던 운무도...이제 많이 걷힌듯 합니다.

맘은 급하고...거친 바윗길은 설랜 발길을 붙잡고 늘어지네요.

그렇게, 까칠하고 미끄러운 바윗길을 한번 더 올라...오늘 산행길의 반환점이 될 동봉 정상으로 올라갔습니다.

저기에...동봉 정상석이....*^^*

팔공산 동봉(1167m)

 

아침 8시 20분...산행 3시간 10분만에 마침내 팔공산 동봉 정상에 올랐네요.

비로봉과 청운대와도...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이제부터 팔공산 동봉 정상에서의...사방 막힘없는 조망에 빠져들어가 볼까요.?....^^

팔공산 능선길은 서봉을 거쳐 가산으로 내달리고...운무걸친 가산 위쪽에 거인의 얼굴을 가진 구미 금오산이 반듯히 누워있네요.

조금 더 왼쪽 멀리에는...가야산과 주변 봉우리들이 아주 깨끗하게 잘보입니다.

아주 먼 곳에 있는 가야산이지만...전혀 멀다고 느껴지지 않을만큼 가깝고 뚜렷하게 잘보이네요.

가야산 왼쪽으로는...비계산과 오도산도 보이고....

비계산에서 우두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도 선명하고...오도산 옆에는 배부른 미녀봉이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오도산에서 조금 더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보면...저 멀리에 지리산이....

지리산을 등 뒤에 둔 황매산이 앙증맞고...천왕봉 오른쪽으로 중봉과 하봉 그리고, 영랑대 능선길이 아주 분명하게 보이네요.

몇년전 이 곳 팔공산 동봉에서 지리산을 마주한적 있는데...그 때보다 오늘이 더 깨끗하게 잘보입니다.^^

그런데, 대덕산과 삼봉산은 아쉬운데로 보이는데...뒤쪽에 있을 덕유산은 너무 흐릿해서....ㅜ.ㅡ

고개를 조금 더...왼쪽으로 돌려보면....

조금전 지리산에 눈길 빼앗길때만 해도...조화봉 정상에 있는 강우레이더 건물이 너무 잘보이더니만....?

최정산 정상 왼쪽의 방송탑들은 잘보이는데...하얀 운무가 덮어버린 비슬산 조화봉 정상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네요.

비슬산 오른쪽으로 발 뒤꿈치 들고서 살짜기 고개 내민 두 개의 봉우리...의령에 있는 한우산과 자굴산입니다.^^

갓바위가 있는 관봉 뒤쪽으로는...영남알프스를 대표하는 많은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네요.

재약산 사자봉을 시작으로 운문산과 가지산...그리고, 여러개의 정상석이 있던 고헌산도 눈에 들어옵니다.

환성산 정상에 있는 무인산불감시탑도 선명하고...팔공산 끝자락을 차지하고 있는 초례봉도 분명하게 보이네요.

치산계곡 방향으로 고개 돌려보면...얼마전에 다녀온 화산도 보이고....

천지간의 으뜸이라는 천지갑산 바위 오름길에서 만나는 연점산과...천문대가 있는 보현산도 잘보입니다.

하얀 구름 한조각이 천문대가 있는 보현산과...기상관측소 건물이 우뚝한 면봉산을 살포시 덮어 버렸네요.

불꽃처럼 피어오르는 운무는 가벼운 바람따라 몸을 일렁이고...우린 넋을 빼앗긴 채 환상적인 조망에 깊숙히 빠져듭니다.

지리산과 가야산을 눈 앞에 두고 한참을 바라보다가...스쳐가는 바람이 차갑게 느낄때 쯤 우린 일어서야 했네요.

지리산과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매일같이 눈길을 주고받는 옆 동네 비슬산과도 또 다른 만남을 기약합니다.

 

 

그리고, 옛 추억이 많이 남아있는 영남알프스쪽으로 눈길을 한번 더 건내고는...헤쳐놓은 배낭을 쓸어담고서 일어섰네요.

눈을 뗄수없는 황홀한 조망에...허공을 거닐듯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지나온 길을 되짚어...다시 갓바위 부처님이 계시는 관봉으로 향했습니다.

거친 바윗길을 오르내리며...오가는 많은 산객들과 반가운 인사도 나누면서....^^

조금전 설래는 맘으로 지나왔던 그 길을...조금은 들뜬 맘으로 내려갔네요.

잠시 후, 염불봉을 바로 앞에 둔 전망바위를 만나...주변을 둘러보니....

산 아래쪽에 33m높이로 세계최대 크기라는...동화사 통일대불이 거대한 석탑들과 함께 내려다 보입니다.

하얀 운무는 스물스물 팔공산으로 가까이 다가오는가 싶더니...순식간에 팔공산 능선길을 다시 다 덮어 버리더군요.

이 후 날머리 갓바위까지 가는 동안...더 이상의 깨끗한 조망은 포기해야 했네요.

바윗길을 잠시 더 오르내리다가...동화사로 내려가는 삼거리 갈림길도 지나치고....

꾸불꾸불 이어지는 편안한 등로따라...빠른 걸음으로 하산길을 서둘렀습니다.

아침에 자칫 치산계곡으로 내려갈뻔 했던 신령재를...멋적은 웃음으로 지나치고....

둔덕같은 작은 봉우리을 올랐더니...또 하나의 핼기장이네요.

바른재

바른재에서 멀지않은 삿갓봉 정상에서 잠시 쉬었다가 갈려고...거친 바윗길을 올라갔더니....

삿갓봉 정상은...먼저 온 단체 산객들의 쉼터가 되어 있더군요.

그래서, 조금 더 진행하다가 은해봉에서 쉬기로 하고...웅성거리는 삿갓봉을 스치듯 그냥 지나쳐 갔네요.

운무가 다 덮어버린 은해봉 오름길...머리 위쪽에서 산객들의 웃음소리가 커다랗게 들려오길래....?

혹시나 했더니...역시나....ㅡ,.ㅡ

높은 습도에 지쳐버린 몇몇 산객들이...은해봉 정상 주변 바위에 걸터앉아 땀을 훔치며 숨을 고르고 있더군요.

'여기도 안되것다...방아덤에 가서....ㅜ.ㅡ'

등로 오른쪽으로 올려다 보이는 바위 구멍을 지나쳐...남방아덤 정상에서 잠시 쉬었다가 가기로 합니다.

남방아덤 정상에 올라서니 옅은 운무때문에 멀리는 뵈지않지만...가까운곳은 어느 정도 눈에 들어오더군요.

작은 정상석이 올려다 보이는 바위 봉우리 노적봉이...바로 옆에 보이고....

노적봉과 농바위를 지나친 능선길은 갓바위 부처님이 계시는 관봉으로 이어지고...이제 남은 산행길도 멀지 않았네요.

남방아덤 정상에서 잠시 쉬었다가...능선길로 되돌아 내려오니....

단체 산객분들이 좁은 등로에 줄지어서 갓바위로 향하길래...우리도 그 뒤를 졸졸졸 따라갔습니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조심조심 난간을 붙잡고 내려간 아래쪽에서....

대구 방향에서 갓바위로 올라오는 가파른 계단 오름길을 만나고...이제 우리들의 산행길도 마무리 할 시간이네요.

다시 되돌아온 관봉...갓바위 부처님 앞에는....

저마다의 소원을 빌러 온 불자들이 빈자리를 가득 채우고...불경소리는 은은한 향내와 함께 머리 주위를 맴돕니다.

갓바위 부처님

심심하면...또 놀러올께요.

 

*^^*

 

 

 

 

 

 

 

 

2019년 9월 8일...일요일 새벽 5시 10분

선본사 갓바위 주차장을 들머리로 시작한

[대구] -팔공산 탐방기-

약 6시간 25분 걸린...오전 11시 35분

원점회귀로

오늘의 산행 마무리합니다.

램블러에 찍힌...[대구] -팔공산 탐방기- 발자국 지도

 

[대구] -팔공산 탐방기- 거리 및 고도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