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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마의 종주이야기

[대관령] - 바람개비 환종주 -

 

 

~~백두대간 선자령~~

~~선자령의 수묵화~~

~~곤신봉~~

 

~~동해 전망대~~

~~소황병산~~

 

 

 

 

지난주엔 설경보러...삼척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아쉬울만큼의 눈만 보았기에...오늘은 더 멀리 강원도 대관령까지 올라갑니다.^^

 

대관령....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으로...눈이 많은곳 중 한곳이죠.

만약 여기에서도 아름다운 설경을 구경하지 못한다면 더 멀리...더 멀리 올라갈겁니다.

설악산...그래도 못보면 금강산에라도....ㅋ

 

부족하지 않을만큼 주변 산공부도 했으니...동해의 일출과 함께 깨끗한 조망을 기대하며....^^

날씨가 좋다는 예보를 믿고...밤길을 달려 찾아갑니다.

 

시원하게 트인...목장길

총 53기의 풍력발전기가 돌아간다는...그 하얀능선길을 한바퀴 돌아볼려고....

2016년 마지막 산행지가 될...선자령으로....

깜깜한 밤길 달려...찾아갑니다.

 

*^^*

 

 

 

 

2016년 12월 24일...토요일 아침 6시 10분

대관령 하늘목장을 들머리로

[대관령] - 바람개비 환종주 -

오늘의 산행 시작합니다.

들머리를...하늘목장으로 잡았습니다.

여기서 선자령으로 올랐다가...소황병산을 거쳐 능선길 내려오는 코스를 그려봤네요.

어둠이 걷히지않은...아침 6시 10분

 

출발합니다.

혹시나 주무시는 분들과 양떼들이 우리 발자국소리에 깨어날까봐...멀직이 외곽으로 돌아서 올라가지만....

안내판이 곳곳에 있어서...어렵지않게 찾아갈수 있었네요.

하늘목장에서 선자령까지...계속된 임도따라 올라갑니다.

많이 다니는 목장길은 이렇게 눈이 다 치워져 있지만...다니지 않는길엔 눈이 많이쌓여 종아리까지 푹푹 빠지더군요.

이제 절반 쯤 올라왔는데...서서히 날이 밝아오네요.

 

짙은 운무속에서 웅장한 소리와 함께 바람개비들이 하나둘씩...그 거대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늘목장 둘레길에서 벗어나...임도따라 산허리를 돌아서 올라가니....

대관령에서 올라오는...순환 등산로 갈림길을 만났네요.

삼거리 갈림길 넓은 공터에는 형형색색의 텐트들이...하얀 눈밭에서 바람을 친구삼아 잠들어 있습니다.

5000원을 내야 하늘목장에 들어갈수 있다는데...우린 목장에서 나왔으니 안줘도 될 것 같네요.^^

하늘목장의 옛이름인...한일목장이란 이름으로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선자령은 800m 거리에....

 

안내판에 그려진 화살표 방향으로...선자령을 찾아갑니다.

임도를 따른지 잠시 후...선자령 오름길을 만났네요.

숲속 사잇길로 올라갑니다.

 

선자령 오름길에 들어섰더니...설국이 따로없네요.

종아리까지 빠지는 눈길과....

나뭇가지에 핀 아름다운 하얀 눈꽃들은...황홀하기만 합니다.^^

 

선자령 정상을 얼마 앞두고 숲속을 빠져나오니...이젠 키작은 나무들 세상이네요.

한입 깨물면 바스락 으스러질것만 같은 튀김나무들이...하얗게 자라고 있습니다.*^^*

잠시 후, 선자령 정상에 올라섰더니...저기에 키다리 선자령 정상석이 우릴 기다리고 있네요.

선자령 정상석 뒷면에는 산경표 따라 그려진 백두대간길과 정맥길이...까만선으로 꼬불꼬불 흘러 내리고 있습니다.

 

백두대간 선자령(1157m)

 

그런데, 높이 올라갈수록 운무가 점점 짙어지는것이...일출은 고사하고 몇발자국 앞도 잘보이지 않네요....ㅜ.ㅡ

 

선자령 정상 주변에도 수십개의 텐트들이...곳곳에 자리잡고 하얀밤을 즐기고 있습니다.

두런두런 말소리와 함께...맛있는 냄새가 코끝을 스쳐지나 가네요.

 

기다려봐도 운무가 걷히고 조망이 트인다는...좋은 소식은 없을 것 같고....ㅡ,.ㅡ

 

선자령을 내려서서...하얀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능선따라 종주길 이어갑니다.

 

휘감아 돌아가는 임도가...능선을 많이 벗어난다 싶으면....

임도를 버리고...목장 가장자리를 따라서 진행하기도 합니다.

윙윙...끼이익....

보이지않는 괴물의 울음소리가...머리위에서 맴돌고....

가끔씩 긴막대가 아래로 내려왔다가...황급히 운무속으로 사라져 버리네요.

백두대간길은 하얀눈으로...꼬불꼬불 선을 그려놓았고....

말로 표현할수 없는 흑백의 아름다움은...고개를 숙여 우릴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대공산성 갈림길 안내판이...하얀 눈 속에 파묻혀 있네요.

완만한 봉우리는...저만치에 보이는데....

 

봉우리를 지나는 임도 한쪽옆으로...무언가가 보입니다.

바람개비 앞에 비스듬히 누워있는...곤신봉 정상석이였네요.

곤신봉(1131m)

곤신봉을 지나 조금 더 진행했더니...몇몇 연인들이 셀카봉을 들고 미소를 머금은 채 한손으로 V자를 그리고 있습니다.

하얗게 덮어버린 운무 넘어로...주차되어 있는 몇대의 차들이 보이네요.

바람의 언덕

바닥에 그냥 놓여져 있는 바위인줄 알았는데...스치며 지나치는 눈길에 화살표와 글자가 보입니다.

어느쪽에 무엇이 있다고 쓰여져는 있지만...오늘은 전혀 뵈는게 없으니....ㅡ,.ㅡ

그래도, 뭔가 보일려나...전망대 위로 올라가 보지만....?

멀리는 고사하고...발아래까지 운무가 다 덮어 버렸네요.

바람은 바닥의 눈들을 휩쓸고 지나가고...덩달아 운무는 빠르게 너울거립니다.

동해 전망대

 

동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는 곳인데...상상속의 바다만 내려다 보았네요.

아름다운 설경을 보았으니...더 이상의 욕심은 버려야 겠습니다.^^

바람의 언덕이 아니고...여긴 눈의 언덕이네요.

아래쪽을 파고들면...겨울왕국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만날수도....?

 

눈의 언덕을 지나고...작은 둔덕을 넘어섰더니....

 

눈발은 하얀 가루가 되어 흩날리고...돌아가는 바람개비의 날개끝으로 기괴한 울음소리가 뚝뚝 떨어지네요.

 

바람은 눈들을 휩쓸고...숲 속 깊숙히 숨어들어가 버렸습니다.

매봉 정상을 찾아오르려 했지만...등로가 어딘지 알수없도록 꽁꽁 숨어 버렸네요.

매봉이 올려다 보이는...임도 꺽이는 곳에는....

 

매봉(1173m)

 

매봉 정상을 알리는 안내판이 아래쪽에 내려와서...우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쉽지만 오늘은 이 안내판으로...매봉 정상을 대신해야 겠네요.

 

눈길을 헤치며 걸었더니...일찍 배가 고파옵니다.

마른 바닥을 찾아 소나무 숲속으로 찾아들어 가는데...갑자기 토끼 한마리가 후다닥 튀어 나오더니....

 

'우리집에 왜왔어.?' 하며....

멀리 가지도않고 몇발자국 앞에서...옆눈 흘기며 우릴 째려보네요....ㅡ,.ㅡ

한발자국 다가서면...토끼도 한발자국 물러나고....

성큼성큼 몇발자국 더 다가갔더니...그제서야 궁시렁거리며 '걸음아 나살려라'하고 도망가 버립니다.^^

오른쪽의 숲속에서 따뜻한 점심과 긴 휴식시간을 가졌다가...다시금 산행길 이어갑니다.

하늘은 파랗게 살짝 보이는가 싶더니...돌아서면 어느새 사라져 버리네요.

자꾸만 올려다 보는 산객의 시선이...부담스러웠던가 봅니다.

 

눈이 많이 쌓여있길래 걱정스런 한발 내디뎠더니...다행히 눈길이 단단히 다져져 있네요.

요기만....^^

이 소나무도 멋있죠.?

그렇지만...이곳에서는 잘생겼다는 명함도 못내미는 넘이랍니다.^^

잠시후 숲 속으로 들어갔더니...여기의 눈밭은 밀가루 같아서 발이 그냥 푹푹 빠져들어 가네요..

등산화 바닥에 달라붙지 않아서...다행스럽다 해야할지....ㅜ.ㅡ

 

'넌...90점짜리당....*^^*'

지금 내 기분이 아주 좋거든...그래서, 점수 후하게 준거야....^^

하늘만큼...땅만큼....*^^*

한동안 들 뜬 마음으로 하얀 눈밭에서 딩굴며 놀다가...마음 주저앉히고 다시 발걸음 옮깁니다.^^

이제 목장길에서 완전히 벗어나...소황병산 능선 숲 속으로 들어선 것 같네요.

미로같은 눈꽃터널속으로...깊숙히 걸어들어 갑니다.

 

손끝에 닿으면 사르륵 녹아 버릴 것 만 같은...하얀 눈꽃세상이네요.

눈과 바람과 추위가 그려지는...한겨울속의 선자령

한쪽 구석에 쳐박아 둔 큰배낭을 꺼내 하나하나 챙겨 넣다보니...배낭이 남산만하게 커져 버렸습니다.^^

종아리까지 빠져 들어가는 눈길속을 헤치며 걷는 발자국마다...거친 숨소리가 차곡차곡 쌓여만 가네요.

"자기야...바통터치....ㅠ.ㅜ"

 

눈길 헤치며 진행하느라...힘이 다 빠져 버렸습니다.

그런데, 몇걸음 앞서가지도 않던 남편은...내 몰라라 하며 뒤로 속 빠져 버리네요....ㅡ,.ㅡ

세상에 믿을*...하나 없다더니....ㅜ.ㅡ

그래도, 이제 힘든 오름길은...거의 다 올라선 것 같습니다.

눈꽃은 하얗게 활짝 피었고....

 

겨울왕국은...멀지 않은 것 같네요.^^

 

곧 마주할 하얀 눈꽃세상으로...천천히 다가갑니다.

눈길에 등로는 있다가도 사라지고...조금이라도 트였으면 등로이려니 따라가 보지만....

발끝은 번번히...막다른곳을 헤매기만 하네요.

 

하늘도 보이지않는 하얀세상속에서...한동안 뱅글뱅글 맴돌다가....ㅜ.ㅡ

 

여긴가요.?

세상 어느곳보다 화려한 겨울왕국에선...덧붙여진 미사여구는 입 밖으로 흘러 나오지 않네요.

 

무슨말이 더 필요할까요.?....*^^*

 

운무는 바람따라 넘실거리고...발아래로 목장이 살짝 보입니다.

 

지나온 능선길은 아직도 운무속에 잠들어 있고...드넓은 목장에서는 양떼들의 노래소리 들려오는 듯 하네요.

저만치 소황병산 정상이 보이길래 올라갈려 했더니...누군가가 또 발길 붙잡습니다.

 

얘네들이....*^^*

그냥가면 삐칠거라는데...잠깐이라도 어울려 놀아주고 가야죠.^^

 

펼쳐놓은 잔치상이니...우린 어깨춤 들썩이며 장단만 맞춰주다가....

 

무르익은 잔치상을 뒤로하고...다시 발걸음 옮깁니다.

저기 능선 건너에는 군부대가 자리해서 찾아가지 못하는...황병산이 올려다 보이네요.

이제 소황병산 정상을 향해....

자석에 이끌리듯이 조금씩...그리고, 천천히 다가갑니다.

 

하얀 눈꽃으로 온몸을 둘러싼 소황병산 정상목이...차가운 겨울바람속에 외로이 서있네요.

 

소황병산(1328m)

"까꿍...나 찾아봐라....*^^*"

 

소황병산 정상에 올라섰더니...목장이 아래쪽에 내려다 보이고....

드넓은 목장에 양떼들과 젖소들이 뛰어다니고...한가로이 풀을 뜯는 그림들이 눈앞에 선하게 다가옵니다.

싱그러운 푸른계절에...다시 찾아오고 싶어지네요.^^

오른쪽 가까이에는 황병산이 보이고...멀리로는 발왕산도 살짝 보입니다.

발왕산 산비탈에 있는...용평스키장이 하얗게 꼬불꼬불 흘러내리네요.

 

아래 왼쪽에...건물이 보이시나요.?

지나갈 능선위에 지도에도 없던 건물이 있어서 뭘까 궁금했었는데...군부대 막사였습니다.

생각지도 못하고 마주친 군부대였기에...가파른 사면 미끄러운 눈길을 돌아서 진행하느라 엄청 힘들었었네요.

저기는 군부대를 지나서...하산길에 만나는 바람개비 능선입니다.

이쪽은 노인봉과 건너에 오대산 능선들이 하얗게 펼쳐질텐데...전혀 보이는게 없네요.

아쉽지만 오늘은 여기까지인가 봅니다...ㅜ.ㅡ

소황병산 정상에서 한동안 머물다가...황병산으로....

 

늘어선 나무들 뒤쪽으로...황병산으로 향하는 등로가 있을것 같아서 내려갑니다.

어쩌면...마지막 조망터일지도....?

발걸음이 쉬 떨어지지 않아...다시금 뒤돌아보게 만드네요..

좁은 계곡 사이로는...나무들이 빽빽하게 줄지어 늘어서고....

 

능선에는 크리스마스 트리같은 하얀나무들이...사방으로 팔 벌린 채 서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마침...크리스마스 이브였네요.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넓직한 임도따라...황병산 찾아가는 길은....

바람도 찾아들지 않았는지...나뭇가지마다 화려한 눈꽃세상이네요.^^.

아무도 밟지않은 눈길을 걸어...미지의 하얀세상을 찾아갑니다.

갑자기 하얀터널 숲 속에서...겨울왕국 엘사가 뛰어나와....

내 손을 잡아끌고...숲 속으로 들어갈것만 같은 분위기네요.*^^*

세상의 하얀 아름다움은...여기에 다 있는 것 같습니다.

갑자기, 하얀 아름다움에 어울리는...푸르른 하늘이 보고파 지네요.

얼마간 숲길을 돌아서 진행했더니...커다란 철문이 우리앞을 가로막습니다.

군사지역이라고 막아둔것 같은데...철문 옆쪽으로 철조망을 밟고 지나간 흔적들이 보이네요.

건너에는 도로가 보이고....

 

황병산 정상에 있는...군부대로 올라가는 도로를 만났습니다.

황병산 정상을 만날수 없기에...발길은 아래로....

황병산 정상이 저만치 올려다 보이고...우린 도로따라 정상에서 흘러내리는 능선끝을 찾아갑니다.

능선끝에 도착했더니...이렇게나 좋은길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네요.

도로를 벗어나 숲속을 어찌 헤쳐나갈까...걱정이 가득했었는데....^^

룰루랄라....*^^*

 

그러나, 이 가벼운 발걸음은 얼마가지 못했습니다.

이 넓은길 끝에는...군부대가 있더군요.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군부대 막사인지...부대안에는 발자국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안으로 들어갈수 없으니...지나가긴 해야 하는데....?

부대 옆 철조망을 끼고 지나갈려 했지만...넝쿨과 잔나무가지들로 엉켜있어서 다가갈수가 없네요.

오른쪽보다 왼쪽 사면길이 더 좋아보이길래...무작정 헤치며 들어갔더니....

 

무척 가파르고...눈길이 미끄럽습니다.

50여분....

한참을 돌아서 군부대 담벼락이 끝나는곳으로 올라섰더니...우릴 가로막는 철조망을 만났네요.

어쩔수 있나요.?

철조망을...타고 넘어야죠.^^

철조망 넘어로는...옛 임도였는지 등로가 아주 좋습니다.

한동안...넓은 임도를 따르다가....

임도가 급하게 꺽이는 곳에서 지도를 다시 펼쳐보니...가야할 능선길은 바로 왼쪽 옆에있네요.

그런데, 넘어온 철조망을 다시 넘어가야 합니다.

다행히 낮게 깔린 철조망을 밟고서...어렵지않게 다시 넘어섰더니....

운무 자욱한...하얀 눈밭능선이네요.

이제 이 바람개비 하얀능선을 따라 내려가면...오늘 산행길도 끝이날것 같습니다.^^

천천히 돌아가는 바람개비 뒤쪽으로...햇살은 묘한 분위기의 붉은 기운만 살짝 보이고....

 

푸르른 하늘은...보일똥 말똥....

꼬불꼬불 임도는 지겹도록 길게...길게 이어지네요.

오늘 함께했던 분위기있는(?) 짙은 운무와도...이제 작별할 시간입니다.

 

바빠서 함께하지 못한 햇님도 미안했었는지...살짜기 귓가에 속삭이네요.

'다음엔...다음엔 함께하자고....*^^*'

 

길게 이어지던 바람개비 임도도...이젠 끝나갑니다.

마지막까지...꼬불꼬불....^^

내려선 도로따라...200여m....

하늘목장 주차장에...도착했습니다.

 

하나 둘...불 켜지고....

간밤에 비어있던 주차장은...어둠이 서서히 내려앉는 이 시간에도 북적거리네요.

 

짙게 깔린...운무때문에....

조망도 없었고...일출도 보지 못했지만....

하루 종일 겨울왕국 동화속에서...마음껏 뛰어놀다 왔으니....

행복합니다.^^

 

검둥아....!

이제 우리도 집에가자....*^^*

 

 

 

 

2016년 12월 24일...토요일 아침 6시 10분

대관령 하늘목장을 들머리로 시작한

[대관령] -바람개비 환종주-

약 11시간 20분 걸린...오후 5시 30분

원점회귀로

오늘의 산행 마무리합니다.

 

[대관령] -바람개비 환종주-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