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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마의 종주이야기

[함양] - 오삼 종주 -(중탈)

 

 

~~천령봉~~

~~옥녀봉~~

~~옥녀봉 전망바위에서....~~

~~오봉산~~

 

 

 

 

 

또 다시...소나기를 만났네요.

일기예보에는 아래쪽 지방에...비소식은 없을거라 해서 찾아 갔었는데....ㅜ.ㅡ

 

찾아간 곳은 지리산이 가까이에 바라보이는...함양 오봉산입니다.

오봉산에서 팔령을 지나...삼봉산으로 한바퀴 돌아볼려고 집을 나섰는데....

짙은 운무속에 흠뻑 젖어버린 몸으로...그만 오봉산에서 내려와야만 했네요.

 

그렇지만....

짧게나마 산 속 내음을...제대로 맡아보고 왔습니다.^^

 

 

 

 

 

2017년 7월 30일...일요일 아침 5시 45분

뇌산마을 천령유치원을 들머리로

[함양] -천령봉과 오봉산- 종주

오늘의 산행 시작합니다.

유치원이...학교인줄 알았습니다.

노란 통학버스가 4대나 보이고...흔하게 보았던 농촌의 여느 학교같았거든요.^^

 

이상 미묘한 날씨속에....

유치원 뒤쪽에 있을 천령봉은...운무에 가려 전혀 보이지 않네요.

논밭을 가로질러...산 속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올라갑니다.

임도를 벗어나 산 속으로 들어갈려니...가늘게 빗줄기가 내리기 시작하네요.

혹시모를 장맛비를 대비해서...우의와 등산화를 덮을 비닐은 준비해 왔지만....

그냥 이대로 온전히 산과 동화되고 싶어...그냥 진행하기로 합니다.

그동안 가뭄에 힘들어 했던 나뭇잎도 머리를 곧추 세우고...내리는 빗줄기를 반기는 듯 하네요.^^

바로 몇발자국 옆에 샘터가 있다는...삼거리 갈림길을 만나고....

샘터...가까이에 다가가 보니....

물통에는 이물질이 가득하고...바가지는 어지러이 딩굴고 있습니다.

이미 오래전에...잊혀진 샘터가 되어 버린것 같네요.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와서...천령봉 정상을 향해 올라갑니다.

점점 짙어지는 운무속에...천령봉 정상을 향한 오름길이 조금씩 가팔라 지네요.

천령봉 정상을 얼마 앞두고...우회해서 옥녀봉으로 가는 갈림길 안내판도 마주쳐 지나갑니다.

어두컴컴한 숲속을 벗어나니..운무가 가득한 널직한 공터의 천령봉 정상이 기다리고 있네요.

높지않은 산이지만...오래전부터 봉화대가 있었다는 안내판도 보입니다.

천령봉(556m)

 

봉화대 제단 뒤쪽에 비슷하게 생긴 천령봉 정상석 두개가...서로 마주보고 있더군요.

천령봉 정상석이 운무속에서...조용히 빗물에 젖어들어 갑니다.

천령봉 정상에서...잠시 휴식을 가졌다가....

옥녀봉과 오봉산을 향해서...다시 걸음을 서둘러 봅니다.

산길 들머리부터 계속 이어지는 등로는...아주 좋습니다.

각각의 봉우리 정상에 오를때만 조금 가파를뿐...대체로 완만한 능선길이네요.

그런데....

오늘 산행길에...뜻밖의 복병을 만난듯 합니다.

가늘게 내리는 빗줄기는 나뭇잎에 맺혀있다가...지나는 산객의 바짓단 속을 파고들더니....

이슬비에...옷 젖는다고....

쓰며든 빗물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등산화속에 고이더니 급기야 연못으로 만들어 버리네요.

얼마 지나지않아....

등산화 연못 속...개구리들의 합창소리를 들을수 있었습니다....ㅜ.ㅡ

오늘만큼은 우리도 깊은 산속의 나무와 바위가 되어...능선길에 함께 어우러진 친구가 되고싶네요.

빗물과 땀방울은 뺨을 타고 흘러내리고...뜨거운 가슴골을 지나 발끝에서 무겁게 뿌리를 내립니다.

잠시 후....

작은 오르내림 몇번으로...조그마한 옥녀봉 정상석을 마주했네요.

옥녀봉(793m)

정상석 옆에는 옥녀봉의 전설을 담은...안내판이 세워져 있는데....

여기가 옥녀봉인데...아래 옥녀봉이라니....?

복잡한 생각은 떨쳐버리고...다시 먼 길 나섭니다.

오봉산이 아직...멀리에 있거든요....^^

옥녀봉을 내려갈려니...바위와 나무뿌리들이 빗물에 젖어 많이 미끄럽네요.

양 옆에 있는 밧줄을 잡으려니...밧줄 또한 흥건히 젖어있고....ㅜ.ㅡ

옥녀봉 아래쪽에서...아주 멋진 전망바위를 만났습니다.

뵈는건 없지만 올라가 보았더니...아래쪽에....?

바위 아래쪽에...석이버섯이 다닥다닥 붙어있네요.

허리 굽혀 몇개는 손안에 넣을수 있었지만...대부분 팔이 닿지않은 아래쪽에 있어서 구경만 해야 했습니다.

석이버섯은 햇볕이 쨍쨍한날엔 으쓰러져 채취하기 어렵고...이렇게 흐리고 습기가 많은날에 채취해야 한다고 하네요.

며칠전 TV에 잠깐 나오는걸 봤는데...아주 비싸게 거래된다고 합니다.^^

마주보이는 저기 건너쪽에는 삼봉산도 있을테고...그 뒤쪽으로 지리산 천왕봉도 손에 잡힐듯이 가깝게 보일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산행길이네요.

눈 앞에 뵈는게 없으니...걸음은 빨라집니다.

작은 봉우리 두어개 더 올랐다가...내려서니....

가재골로 내려가는...삼거리 갈림길이 기다리고 있네요.

이곳을 지나면서...심각한 고민에 빠져듭니다.

흥건하게 젖어버린 등산화로 나머지 구간을 진행할수 있을런지...오봉산까지 가보고 결정해야 겠네요.

대표가재골 갈림길 바로 위쪽 작은 봉우리는...핼기장입니다.

십여명은 편안하게 쉬어갈수 있을 정도로...널직하니 아주 좋네요....^^

계속 이어지는 등로는...이렇듯 운치가 철철 흘러 넘칩니다.^^

빗줄기는 어느 사이에 그쳐버렸고...운무는 사방을 하얗게 덮어 버렸네요.

얼마 지나지않아...가재골로 내려가는 또 하나의 갈림길을 만났는데....

오봉산에 올랐다가 종주길 다 못걸을 것 같으면...정상에서 가장 가까운 이곳으로 되돌아와서 탈출해야 겠습니다.

잠시후, 등로는...서서히 가팔라지고....

이 오름길 끝에는...오봉산 정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습니다.

길고 긴 계단과 돌길을 한발 한발 올라...조금씩 정상에 가까이 다가가는데....

오봉산 정상 바로 아래쪽에서 앞이 션~하게 트인...또 하나의 전망바위를 만났네요.

햇살 좋은날이면...막힘없는 조망을 선사해 줄것 같습니다.^^

아래쪽 전망바위에서 몇걸음만에...운무속에 우뚝한 오봉산 정상석을 마주했네요.

잠자리....

오봉산 정상석을 지키는 수호신 마냥...잠자리 한마리가 가까이 다가오지 말라고 거칠게 날개짓하며 째려봅니다.

 

'오냐...니가 이겼다....^^'

오봉산(879m)

자세히 읽어보니...다섯봉우리라 오봉산이라 한다네요.

건너쪽 삼봉산에서 이곳을 바라보면...다섯봉우리를 다 볼수있을 것 같습니다.^^

양말까지 젖어버린 축축한 등산화...지금부터가 문제네요.

이 상태로는...많이 걸을수도 없거니와....

발바닥과 발가락에...불룩하게 물집이 생길테니까요.

 

아마도 오늘의 산행길은...여기까지인가 봅니다.

 

오봉산 정상석 뒤쪽에 자리를 펴고앉아...배낭을 풀어 헤치고....

못 다 걸은 산행길 뒷 이야기와...잡다한 집안 대소사 이야기까지 한가득 펼쳐봅니다.

 

행복한 고민이지만...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할 것 같은 그런 이야기들을....^^

땀이 식으니...몸도 차가워 집니다.

왔던길로 되돌아 내려와...아까 눈여겨 보아두었던 가재골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아쉽기도 하지만...다음에 다시오면 되니까요.^^

가파르게 잠시 내려섰다가...삼거리 갈림길을 만나고....

이후의 등로는 계곡을 옆에 낀...아주 널직한 임도를 따라갑니다.

오전 10시....

남들 산에 오를때...우린 산을 내려가네요....ㅡ,.ㅡ

가재골농원

 

도로를 만나는 아래쪽에서 과수원 사이를 지나고...탐스럽게 익어가는 사과는 입안에 침이 고이게 만듭니다.^^

잠시후, 도로변에 내려섰더니....

우거진 풀 숲 외진곳에 세워진 오봉산 안내도가...아쉽게 내려오는 산객을 먼 발치에서 배웅해 주네요.

도로따라 꾸불꾸불....

 

한달의 긴 기다림속에 나선 산행길인데...그 마저도 온전히 다 못걸은 산행길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짧은 시간이나마 행복했네요....*^^*

빗물 방울방울 맺힌...싱그런 풀잎위에 앉은 태극나방 한마리

펼쳐진 날개에 그려진 귀여운 눈동자에...환한 미소를 보냅니다.

 

*^^*~~

 

 

 

 

 

2017년 7월 30일...일요일 아침 5시 45분

뇌산마을 천령유치원을 들머리로 시작한

함양 -천령봉과 오봉산-(중탈)

약 6시간 걸린...오전 11시 45분

원점회귀로

오늘의 산행 마무리합니다.

 

[함양] -천령봉~오봉산- 지도(1)

 

[함양] -천령봉~오봉산- 지도(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