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35m봉

병무산(920m)

발교산 발기봉(998m)
(사진을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수 있습니다.)
고라데이=골짜기(강원도 방언)
지루하게 이어지던 긴 장마와...두번의 매서운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지난 여름....
가만히 웅크리고 있던 굳어진 몸을 일으켜...다시금 산꾼 일상으로 돌아와 산길을 찾아 나섰네요.
여름 두어달 동안 장마와 태풍을 피한 일요일에...몇번이나 주변 산군들을 기웃거리기도 했었지만....
찜통 더위와 숨 막히는 높은 습도로 인해...번번히 발길 돌려야만 했었습니다.
이제 처서와 백로도 지나고...가을이 저만치 다가오는듯....
아침 저녁으로...옷깃을 여미게 하네요.
긴 휴식 후 모처럼의 산행이라...마음처럼 몸이 따라 줄련지 걱정스런 마음으로....
지도위에 작은 동그라미 하나 그려서...강원도 오지 능선길을 찾아 짙은 어둠속에 달려갔습니다.
*^^*
2020년 9월 13일...일요일 오전 6시
청일면 춘당 초등학교 주차장을 들머리로
[횡성] -병발 환종주-
오늘의 산행 시작합니다.

춘당 초등학교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도로 건너쪽을 바라보니...생각해 둔 산길 들머리가 마주 보이더군요.
밭 사잇길따라 안쪽으로 찾아들어가...산 친구들 내려오지 말라고 쳐 둔 그물망을 타넘고 능선찾아 올라갔습니다.

오지 냄새가 폴폴 풍기는 능선위에 올랐더니...흐릿하긴 하지만 분명한 등로가 산길을 안내해 주네요.

마구 자란 잡풀과 가시넝쿨들의 방해가 없어서...다행스럽기는 했지만....?
뾰쪽한 삿갓을 엎어놓은 듯 한 가파른 봉우리들을...잔뜩 힘을 준 두 다리로 조심스럽게 오르내려야 했습니다.

병무산 찾아가는 등로는 롤러코스트를 타듯이...작은 봉우리 가파른 오르내림길의 연속이였고....
병무산을 거쳐 발교산을 찾아 가는길과 날머리 하산길은...한발만 삐끗하면 아래쪽 도로까지
한순간이겠더군요....ㅡ,.ㅡ

오름길이 힘들고 몸이 무겁게 느껴지는 건 그동안 많이 쉬었던 탓이라 생각하고...한발한발 묵묵히 올라갔네요.


깊은 오지 작은 봉우리 정상에는...선답자분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고....
눈에 익은 리본들을 살펴보고는...가파르게 올라선 짧은 오름길을 미끄러지듯이 조심조심 내려갔습니다.

마주치는 뾰쪽한 봉우리들을 연속으로 몇번 오르내리다가...또 다시 앞을 가로막는 작은 봉우리 하나....?
가파른 사면으로 조심스럽게 우회하는 산친구의 발자국이...그렇게 반가울수가 없더군요.^^

이제 약 3km쯤 지난 듯 한 거린데...시간은 어느덧 1시간 30분을 훌쩍 넘겨버렸고....
거리는 생각 만 큼 줄어들지 않았는데...시간은 지맘대로 앞장서서 마구 내달리네요.

735m봉

삼각점이 있는 735m봉에 올라 긴 숨 몰아쉬고는...늦어진 걸음 서둘러 능선길을 이어 가려는데....?
벌겋게 녹슨 가냘픈 쇠다리와 함석으로 몸을 감싼 산불감시초소가...몇걸음 건너쪽에 높다랗게 올려다 보입니다.
스쳐간 시간의 흔적들이...곳곳에 남아있는 산불감시초소는....
지난날 동무삼던 먼 산을 애타게 그리워 하는듯...쓸쓸하게 올려다 보이네요.

지난 여름 매서웠던 태풍에...뿌리를 드러낸 채 능선위에 드러누운 아름드리 나무들도 여럿보이고....

쓰러진 나무들과 크고작은 바위들을 이리저리 비켜 돌아가며...마주치는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고 또 내려갔습니다.

그렇게, 줄어들지 않는 거리에 서서히 지쳐간다고 느낄때 쯤...반가운 안내판을 만날수 있었네요.

756m봉(주막거리 삼거리)

병무산이 2.4km 남았다는...안내판이 이끄는 편안한 능선길을 따라갈때만 해도....
불행 끝...행복 시작인줄 알았습니다....ㅋ

그러나, 편안하고 널찍한 등로는 잠시 뿐...병무산이 멀지 않았는지 능선길 등로가 서서히 가팔라 지더군요.

그렇게, 까칠한 바윗길을 얼마간 따라올라 가다가...멋진 소나무가 뿌리내린 어느 봉우리 정상에 올랐는데....?

소나무 조망터가 있다더니...바로 여기 였었네요....^^

나뭇가지 사이로의 조망들이 너무 아쉽게만 보였었는데...마침내 앞뒤로 훤하게 트인 깨끗한 조망터에 올랐습니다.

하얀 구절초가 꽃밭을 이루고 있는 깨끗한 조망터에서 잠시 주변을 둘러보니...멀지 않은곳에 태기산이 보이네요.

태기산 정상 주변 능선위에는...흰 구름을 배경삼은 많은 바람개비들이 길게 줄지어 늘어서 있고....

뒤돌아 능선 왼쪽으로의 산 그리메를 더듬어보니...멀긴 하지만 분명하게 용문산도 눈에 들어옵니다.

가까이에는 공작산이...그리고, 멀리에 대룡산과 연엽산도 깨끗하고 선명하게 보이네요.

깨끗한 조망을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지나갈 능선길을 둘러보니 잠시후 만나볼 발교산이 나뭇가지 사이로....^^

소나무 조망터에서 한동안 망부석이 되어 깨끗한 조망을 즐기다가...병무산을 향해서 아쉬운 발걸음을 이어갔습니다.

얼마 지나지않아, 또 하나의 갈림길 안내판을 만났는데...병무산 정상이 바로 조기 위에 있다네요.^^

병무산(920m)

우거진 나뭇가지들로 둘러싸인 병무산 정상석 맞은편에...쉬어가면 딱 좋을 전망바위가 보이길래 가까이 다가갔더니....?

파란 하늘 아래 하얀 뭉게구름 두둥실 떠다니고...첩첩산중이 발 아래에 굽이굽이 너울거립니다.

산이 만들어 낸 지평선 넘어엔 하얀 구름이 바다인 양 출렁거리고...눈과 마음이 저절로 힐링되는듯 하네요.^^

병무산 정상에서 주변을 시원하게 둘러보고는...명리치고개가 있는 아래쪽으로 내려 가려는데....?

잡을 나뭇가지 조차 없었으면 너무 힘들었을것 같은...명리치고개로 내려서는 약 900m의 가파른 내림길입니다.

나뭇가지와 밧줄을 연이어 붙잡아가며...한참을 조심스럽게 내려갔네요.

명리치고개

조심스러운 긴 내림길 아래쪽에서 명리치고개을 만나고...긴 의자위에 앉아 간식먹으며 잠시 쉬었다가....^^
발교산 발기봉을 향해서...능선길을 천천히 올라갔습니다.

발교산 정상 오름길은...처음엔 오래된 나무 계단길로 시작되더군요.

긴 나무 계단길은 오래지않아 끝이나고...잠시 우거진 숲을 헤쳐가며 빠르게 이어가다가....

거칠고 날카로운 바윗길 가파른 등로따라...쌍고지고개가 있는 봉우리 정상까지 올라갔네요.

쌍고지고개
그렇게, 가파른 오름길 끝에 쌍고지고개에 올라서고...400여m 건너쪽에 있다는 발교산 정상으로 향했습니다.
발교산에 올랐다가 하산 갈림길이 있는 이곳으로 다시 되돌아 와야 하기에...걸음을 조금 서둘렀네요.

발교산 발기봉(998m)

정상 바로 아래쪽에 있는 핼기장에서의 조망이 좋다길래...가까이 내려가서 둘러보니....?
핼기장 주변을 둘러싼 키 큰 잡목들로 인해...제대로 된 조망은 포기해야 했습니다.

다시 쌍고지고개로 되돌아와서 시계를 꺼내보니...오전 11시 40분....

긴 휴식후의 산행이라 오늘은 짧게 여기에서 걸음을 멈추고...하산을 가르키는 안내판을 따라가기로 했네요.

이젠 가볍게 내려가기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잘못된 생각이란걸 알아 차리기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더군요.
도로가 있는 아래쪽까지 약 2.8km...약 700여m의 고도를 낮춰야 하는 무척 가파른 내림길이 우릴 또 기다리고 있었으니까요.

쌍고지고개를 가벼운 걸음으로 살짜기 내려서니...쉬어가기 딱 좋은 전망바위가 보이길래 가까이 다가갔네요.

바위에 걸터앉아 배낭 풀어 헤쳐놓고...깨끗한 조망을 맘껏 즐기며 푹 쉬어가고 싶었지만....
이미 배낭속은...텅 텅.....ㅋ

이때부터 시작되는 길고 가파른 내림길...밧줄을 꼭 움켜 잡고서 거친 바윗길을 아주 천천히 조심스럽게 내려갔습니다.

가파르게 내려가던 작은 능선이 바위 낭떠러지를 만나 뚝 끊어지면...옆 능선으로 갈아타기도 여러번....

가파른 내림길을 더딘 걸음으로 한발한발 천천히 내려갈려니...좀처럼 거리가 줄어들지가 않더군요.

어짜피 늦어진 걸음인데 조급한 마음 비우고...주변의 바위들도 둘러보는 여유를 가지며 천천히 내려갔습니다.

쌍고지고개에서 약 2.8km...약 1시간 30분 넘게 걸려서야 겨우 도로에 내려섰네요.
두어달 푹 쉰 후유증도 있었겠지만...오르내림이 심한 무척 가파른 오지의 산길이다 보니 빨리 걸을수가 없더군요.
약 15km의 작은 환종주 코스를...무려 7시간 20분이나 걸렸습니다....ㅡ,.ㅡ
쉬었던 시간을 빼면은 1시간에 채 2km도 못 걸었다는...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산행길이였네요.
ㅋ~
2020년 9월 13일...일요일 오전 6시
청일면 춘당 초등학교 주차장을 들머리로 시작한
[횡성] -병발 환종주-
약 7시간 20분 걸린...오후 1시 20분
원점회귀로
오늘의 산행 마무리합니다.

램블러에 찍힌...[횡성] -병발 환종주- 발자국 지도

[횡성] -병발 환종주- 거리 및 고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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