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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마의 종주이야기

[지리산] - 서북능선종주 -

 

 

~~만복대~~

~~큰 고리봉~~

~~바래봉~~

(사진을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수 있습니다.)

 

 

 

 

 

 

 

노고단 정상에서 일출 맞이하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할려고...며칠전 노고단 탐방예약까지 해두고 기다리다가....

토요일 이른 새벽 어둠을 뚫고 지리산 성삼재로 달려가는데...추적추적 비가 내리네요.

 

비가 그치길 기도하며...얼마쯤 갔을까.?

빗줄기는 점점 더 굵어지고...그칠것 같지않은 하늘을 원망하며 집으로 되돌아 갔었습니다.

 

이제 추석연휴도 하루밖에 남지않았고... 노고단에서의 일출 보는것도 물 건너갔지만....

지리의 품에 들고싶어서...다음날 일요일 새벽 다시 지리산을 찾아갔네요.

 

지리산 -서북능선종주-

 

걷고 싶은...저 능선길을 찾아서....*^^*

 

 

 

 

 

 

 

2020년 10월 4일...일요일 아침 6시 10분

지리산 성삼재 휴게소를 들머리로

[지리산] -서북능선종주-

오늘의 산행 시작합니다.

구인월마을회관 앞에 차를 세워두고...전날 미리 예약해 둔 택시(38,000원)를 타고서 성삼재에 올라....

서북능선 산길 들머리가 있는 조금 아래쪽으로 내려가서...산행을 시작했네요.

혹시나 모를 날씨가 걱정스러워...우의를 챙겨왔지만....

먹구름 드리운 하늘을 걱정스런 눈빛으로 힐끗거리며...핼기장을 가로질러 작은 고리봉 정상으로 향했습니다.

잠시 후, 핼기장을 내려선 아래쪽에서...당동고개 삼거리 갈림길을 지나치고....

전날 내린 빗물이 댓닢 끝자락에 데롱데롱 맺혀있는 산죽 사잇길따라...작은 고리봉을 향해서 빠르게 걸어갔네요.

그렇게, 사방 막힘없이 훤하게 트인...작은 고리봉 정상에 올라갔습니다.

작은 고리봉(1,248m)

작은 고리봉 정상에서...주변의 산군들을 둘러보니....

만복대와 바래봉으로 길게 이어지는 지리산 서북능선은...운무가 내려앉아 흐릿하게만 보이네요.

천왕봉으로 향하는 지리 주능선을 두 눈 반짝이며 쫓아가다가...뽀얗게 드러난 눈에 익은 봉우리....

나풀거리는 하얀 솜이불 위로 부끄럽게 고개를 내 민 두개의 봉우리...짝궁뎅이 반야봉입니다.^^

성삼재를 밝히고 있던 불빛들은 하나둘 꺼져가고...노고단 우뚝한 철탑은 드리운 운무속에 숨바꼭질 하듯이 몸을 숨기네요.

만복대 정상에 올랐을땐...깨끗한 지리의 속살들을 제대로 볼수 있을거란 기대감을 가지고....

작은 고리봉 정상을...천천히 내려갔습니다.

수많은 산객들이 지나간 흔적들로...지리 서북능선 등로는 더없이 널찍하니 좋았으나....

빗물에 젖어든 까칠하고 미끄러운 바위 오르내림길은...내딛는 걸음마다 조심스럽기만 하더군요.

묘봉치

그렇게, 상위마을 삼거리 갈림길 묘봉치를 지나쳐서...바위 오름길따라 한발한발 만복대 정상을 향해 다가갔네요.

잠시 후, 만복대 오름길 중턱에서 만난...전망데크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니....

지리 능선을 감싼 운무는 점점 더 짙어만 지고...좀 전에 올랐던 작은 고리봉 마져 이젠 보일똥말똥 합니다.

생각과는 달리 점점 짙어지는 운무를 원망스럽게 바라보며...마주한 만복대 정상으로 올라갔네요.

그렇게, 바윗길따라 만복대 정상에 올라서고...짙은 운무라는 이불을 뒤집어 쓰고 깊이 잠든 만복대 정상석을 마주했습니다.

만복대(1,438m)

깊이 잠든 정상석을 깨워봐야 서로 반가울 것 없는 상황...흔적 하나만 남기고 아니온 듯 조용히 만복대를 내려갔네요.

올라가면 전망 좋을것 같은 바위 전망터도...뵈는것 없는 지금 힐끗거리며 스치듯 지나치고....

가을색 이쁘게 물든 단풍잎은...지리능선 곳곳에서 산객을 반겨줍니다.

낙엽 내려앉은 까칠한 바윗길은...차가운 가을비에 흠뻑 젖어들었고....

댓닢 끝자락에 맺혀있던 빗물 방울은...스쳐 지나가는 산객의 바짓단에 소리없이 파고드네요.

까칠한 바윗길따라 능선길을 내려가다가 데크길을 만나고...우거진 나뭇가지 사이로 정령치 고갯마루가 내려다 보입니다.

정령치

 

추석연휴 일요일 답지않게 산객의 그림자도 보이지않는 정령치 휴게소는...안개비만 허공속을 맴돌고....

내딛는 발자국소리에 깜짝 놀란 운무는...고요한 산사같은 휴게소 건물뒤로 수줍은듯 숨어드네요.

예전에 지나쳤던 눈에 익은 돌길은...휴게소를 등 진 부드러운 오솔길로 이어지고....

부드러운 오솔길은 잠시 후...큰 고리봉 정상을 향하는 가파른 데크 계단 오름길로 계속 이어지더군요.

그렇게, 데크길 위쪽에서 거친 바윗길도 만나고...조심스러운 걸음으로 큰 고리봉 정상을 향해 올라갔습니다.

조심스럽게 올라가던 바윗길은 얼마 지나지않아...뵈는것 없는 큰 고리봉 정상에 우릴 올려주더군요.

큰 고리봉(1,305m)

먼 길 떠나는 대간길을 큰 고리봉 정상에서 배웅하고는...빗물에 젖어 내딛기도 조심스러운 등로따라 우리도 큰 고리봉을 내려갔네요.

오르내리는 능선길에 미끄럽고 거친 바윗길도 조심스럽지만...더 조심스러운건 살며시 드러난 나무의 뿌리입니다.

물기젖은 나무 뿌리는...한겨울에 얼어붙은 빙판같거든요.

잠시 후, 작은 봉우리 두어개를 조심스럽게 오르내리다가...마주친 볼록한 세걸산 정상으로 올라갔네요.

세걸산(1,216m)

오래전 -뱀사골 환종주- 한다고 반선에서 세걸산으로 올라...만복대와 노고단을 거쳐 반야봉으로 길게 한바퀴 둘러본적이 있었는데....

가파른 오름길 끝에서 반갑게 만났던 그 때의 세걸산을...오늘 또 만났습니다.^^

그 때의 기억을 더듬어보니...서북능선길 약 50여m 벗어난 아래쪽에 물 맛 좋은 샘터가 있답니다.

반선에서 올라올때 세걸산 오름길 길목에 있어서...뜻밖의 만남이 너무 좋았던 기억이....^^

정확한 위치가...세동치에서 세걸산 정상 오름길에 위의 사진같은 핼기장을 하나 만나는데....

핼기장을 조금 지난 왼쪽으로...뚜렷한 오솔길이 보일거예요.

저기에....^^

세동치

옛 추억을 떠올리며 바래봉이 5km남았다는 세동치도 지나치고...좋은듯 아닌듯 한 능선길을 계속 이어갔네요.

부운치

한번쯤 들어본 듯 한 이름을 가진 낮설지않은 고갯마루를 스치듯 지나치며...또 다른 널찍한 핼기장에 올랐습니다.

운무 가득한 핼기장엔 잡풀들만 무성하고...능선길을 가로막는 커다란 기암을 우회해서 내려선 아래쪽에서....

산덕임도로 내려가는...삼거리 갈림길을 만났네요.

스님들의 밥그릇 바리때를 엎어놓은 모습과 닮았다는...바래봉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답니다.^^

산덕임도 갈림길을 지나치고 부드러운 능선길따라...짙은 운무 내려앉은 작은 둔덕위로 올라갔더니....?

좋은날이면 바래봉이 눈 앞 가까이에 보일것 같은 널찍한 공터에...무슨 공사를 하려는지 온 갓 장비들이 둔덕위에 널부러져 있더군요.

야트막한 둔덕을 내려서는 데크 양쪽 눈길 닿는곳에는...커다란 철쭉나무들이 군락을 이룬 채 모여있고....

철쭉이 만발할 5월이면 산객 발 디딜 자리가 없다고 하더니만...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팔랑치

데크 아래쪽에서 만난 팔랑치도 지나치고...구절초가 꽃밭을 이룬 널찍한 임도따라 짙은 운무속으로 걸어들어 갔습니다.

임도는 잠시동안 능선을 돌아가는가 싶더니...삼거리 갈림길이 있는 널찍한 임도로 우릴 이끌더군요.

바래봉 정상이 600m남았다는...안내판이 반가운 이 곳으로....^^

붉은 양탄자가 깔린 편안하고 널찍한 임도따라...양쪽에 늘어선 커다란 나무들의 사열을 받으며....

품위있게 사뿐사뿐 걸어가는데...임도 오른쪽 바로 옆에서 물소리가 들리네요.

바래봉 샘터

 

등로 바로 옆에...바래봉 샘터가 있다더니....^^

샘터에 내려가서 션하게 한모금하고...바래봉 정상을 찾아 올라갔네요.

그런데, 짙은 운무속에서...조용히 흩날리던 안개비가....

바래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데크 계단길에서는...가을비가 되어 아름다운 음악처럼 풀잎위에 떨어져 내립니다.

바래봉(1,186m)

 

바래봉 정상에는...단체로 오신듯한 젊은 산객분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그 분들의 즐거워 하는 웃음소리는...가을비 음악에 장단 맞 춘 노래소리처럼 귓전에서 춤을추네요.

바래봉 정상에서 주변을 아쉽게 한바퀴 둘러보고는...빗줄기를 헤집고 마지막 봉우리 덕두봉을 찾아갔습니다.

덕두봉(1,150m)

짙은 운무속에 뵈는 것 없는 조망을 포기하고 걸음을 서둘렀는데도...덕두봉 정상에 올라서서 시계를 보니 낮 12시 10분이더군요.

산행 시작한지 약 6시간이 막 지나가고...산행 날머리 구인월마을까지 남은 거리는 약 3.6km....

이제부턴 계속된 내림길이니...조금 더 서두른다면....?

그런데, 미끄러운 바윗길과...가파른 계단길이 무척 조심스럽더군요.

날머리 구인월마을을 1.7km를 남겨둔 이 곳에서 시계를 바라보니...산행 6시간 40분이 훌쩍 지나가고....

산행 7시간만에 날머리까지 내려가긴 이미 틀어진 것 같아서...가늘어지는 빗줄기를 맞으며 산길을 천천히 내려갔네요.

고무재

 

잠시 후, 구인월마을로 내려가는 고무재 고갯마루에 내려섰는데...이왕 늦은 걸음 우린 우회길을 버리고 마주친 능선따라 올라갔습니다.

그런데로 진행할만한 능선따라 작은 봉우리를 하나 넘어섰더니...이쁜 묘지가 반겨주고....

지리산 서북능선 종주길도...여기서 끝이 나더군요.

 

묘지를 내려선 아래쪽에서 포장된 임도를 만나 함께 마을로 내려가는데...임도 오른쪽에 아름드리 밤나무가....?

임도에는 떨어진 밤송이와 작은 밤알들이 나딩굴고...우린 걸음을 멈춘 채 정신없이 밤을 주워 담았네요.

뭐~~이미 늦어버린...걸음인데....ㅋ

그렇게, 밤을 주우면 한참을 머물다가...주차해 둔 날머리 구인월마을회관 앞에 내려섰습니다.

지리 능선길따라 내려선 구인월마을회관 앞에는...지리산 태극종주 등산로 안내도가 세워져 있는데....?

종주산행을 오래도록 즐기다가 마지막 종주길로 찜해 둔 지리태극 종주길인데...내 나이 어느덧 50대 중반....

갱년기라는 불청객은 조용히 스쳐지나길 간절히 원했었지만...뼛속까지 아프게 파고드네요.

 

-지리산 태극종주-

 

마음은 뜨거우나...예전같지 않은 몸을 원망하며....

맘 속에...고이 간직해 둘 뿐 입니다.

 

 

 

 

 

 

 

2020년 10월 4일...일요일 아침 6시 10분

지리산 성삼재 휴게소를 들머리로 시작한

[지리산] -서북능선종주-

약 7시간 25분 걸린...오후 1시 35분

구인월마을회관을 날머리로

오늘의 산행 마무리합니다.

 

램블러에 찍힌...[지리산] -서북능선종주- 발자국 지도

[지리산] -서북능선종주- 거리 및 고도표

[지리산] -서북능선종주-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