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마의 종주이야기

비 내리는 지리산....그리고, 한신계곡

귀여븐앙마 2025. 5. 21. 19:31

 

 

~~토끼봉~~

~~형제바위~~

~~영신봉~~

~~한신계곡~~

 

 

 

 

 

 

지리산에 있는 여러 계곡들 중에서...가장 아름답다는 한신계곡

오늘은...그 한신계곡을 둘러보고 올려고 합니다.

조금 일찍 출발해서 반야봉에 올라 일출도 보고...지리의 아름다운 능선길을 걸어 세석에서 한신계곡으로 내려오는....

 

백무동에 있는 펜션에 주차를 하고 들머리 성삼재로 달려갔더니...하늘엔 뭉게구름 두둥실 떠다니고 별들이 총 총....

살랑살랑~ 바람까지 알맞게 불어와...산행하기에 최적의 날씨같네요.

 

*^^*

 

 

 

 

 

 

2018년 9월 2일...일요일 새벽 4시 20분

지리산 성삼재를 들머리로

지리능선길과 한신계곡으로의 산행

오늘의 산행 시작합니다.

성삼재 불밝힌 화장실에 들어가 등산화 끈을 단단히 조여매고는...조용히 지리속으로 스며듭니다.

노고단 오름길에...지난번엔 없었던 푹신한 비단양탄자도 깔아 두었네요.^^

잠시 후,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했더니...대피소는 시끌벅적 장터를 방불케합니다.

우리보다 조금 일찍 출발하신 분들과...대피소에서 주무시고 방금 일어나 산행 준비하시는 분들까지....

오랜만에 지리산을 찾았으니...노고단 대피소 노고할매한테 문안인사를 먼저 드리고....

 

"할매~~ 안뇽....*^^*"

대피소를 뒤로하고 노고단 고갯마루에 올라갔더니...노고단이 1일 3회 탐방예약제로 바뀌어져 있네요.

일출볼려고 오신 많은분들이...노고단 정상으로 올라가는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고갯마루에 삼삼오오 모여앉아...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더군요.

우린...그 분들을 뒤로하고....

반야봉에서 일출을 보기위해...울퉁불퉁한 돌길을 부지런히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등 뒤쪽에서...빠르게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옵니다.

 

우리도 늦은 걸음이 아닌데 하며 깜짝놀라 뒤돌아보니.......산악 마라톤 복장을 한 남녀 두분이 달려오고 있더군요.

우린 먼저가시라 길을 비켜 드리고는...그 분들의 뒤를 멀끔히 바라보다가....

 

뵈는게 없는 깜깜한 능선길이 지루했었는데... '따라붙자....ㅋ'

좁은 보폭으로 달려가는 그 분들을 앞쪽에 두고...배낭을 맨 우리들은 약 20여m 뒤쪽에서 재빠른 걸음으로 따라 붙었네요.

그렇게...돼지령도 빠른 걸음으로 지나치고....

임걸령 샘터까지 왔는데...샘터 물 한모금 안마시고 그 분들은 그대로 내달리더군요.

그 분들이 샘터로 내려가시면...인사도 나누고 궁금한것 몇가지 물어볼려고 했더니만....ㅡ,.ㅡ

우린 임걸령 샘터로 내려가서...션~하게 한모금 하고서....

다시 능선길에 올라 빠르게 따라갔지만...더 이상 앞서간 그 분들을 만날수 없었습니다.

잠시 후, 날은 서서히 밝아오고...반야봉과 갈라지는 노루목 삼거리에 올라갔더니....

주변은...온통 운무가 감싸 버렸네요....ㅡ,.ㅡ

이런 날씨에 반야봉에 올라가더라도 일출은 볼수없을것 같아서...그냥 삼도봉으로 내달리기로 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않아 정겨운 삼각뿔...삼도봉 정상에 오를수 있었네요....^^

원망스런 회색빛 하늘을...잠시 올려보다가....

500여개의 긴 데크계단길 따라...삼도봉을 내려가는데....

 

'헐~~ 비가 내립니다....ㅜ.ㅡ'

처음엔 안개비같이 가늘게 내리다가...갑자기 굵은 빗줄기로....ㅠ.ㅜ

일기예보에는 오늘 날씨가 근래들어 가장 좋다고 해서...지리일출도 볼 겸 지리산을 찾아왔는데....

산 중의 날씨는 정말 알수가 없네요...특히나 지리의 날씨는....ㅜ.ㅡ

지리능선의 바위들도 빗물에 젖어들고...우리들 마음까지도 차갑게 젖어들어 갑니다.

예전에 힘들게 올랐었던 기억속의 토끼봉에 올라...잠시 그 때를 떠올려 보기도 했지만....

속절없이 내리는 빗님을 원망하며...그냥 빠르게 스쳐지나 갔네요.

빗물 머금은 바윗길은 미끄럽고...한발한발 내딛는 걸음은 더욱 조심스럽기만 합니다.

빠르게, 혹은 느리게 걷다보니...어느덧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했네요.

아침 8시

노고단 고갯마루를 내려서면서 만났었던...그 분들 덕분인가요.?

성삼재에서 이 곳 연하천 대피소까지 약 13km...약 3시간 40분밖에 안걸렸습니다....ㅋ

연하천 대피소 취사장에 들어가...허기진 배도 채우고 잠시 쉬었다가 가야겠네요.

취사장 한쪽 구석에 자리잡고...배낭을 풀어 해치는데....?

 

바로 옆에 오신 단체 산객분들 중...한 분이 하시는 말씀

'세석까지 9.9km...2시간 30분이면 충분히 가겠네' 하십니다.

 

처음엔 '와~~ 대단하신 분들이구나'...했죠.

우리네 빠른 걸음으로도...3시간이 훨 넘게 걸리는데....ㅡ,.ㅡ

물도 보충하고 충분히 쉬었다가...느즈막이 일어서서 벽소령으로 향합니다.

세석까지 2시간 30분이면 충분히 가신다는 그 분들을...10여분 앞에 먼저 보내드리고....^^

그런데, 연하천 대피소를 떠난지 10여분 뒤...팔자걸음으로 아주 느긋하게 앞서가시는 그 분들을 다시 만났네요.

우린 서둘러...먼저 앞질러 갔습니다.

저 분들은 어쩌면(?)...잠시 후, 축지법을 쓰면서 우릴 앞질러 갈지도 모를테니....ㅡ,.ㅡ

벽소령 가는길에...처음으로 만나는 전망바위에 올랐습니다.

바위에 올라서면 멀리 천왕봉도 보이고...아래쪽에 벽소령 대피소도 살짝 보이곤 했었는데....

오늘은...완전 꽝이네요....ㅜ.ㅡ

점점 짙어지는 운무속에...빗줄기는 굵어졌다가 가늘어 졌다가....

운무가 감싼 지리능선에서...주변을 둘러봐도 눈에 뵈는게 없으니....

바윗돌 나무 한그루...그 모든것들이 다 새롭게 보입니다.

지난번엔 그냥 스치듯 지나쳤던 바위들인데...오늘은 따뜻한 눈길로 살며시 어루만져 주었네요.^^

까칠한 형제봉을...조심스럽게 올라갔더니....

기암들 사이로...소망담은 작은 돌탑들이....

다시 지리에 들수있게 해달라는 소망들이...작은 돌탑마다 차곡차곡 쌓여있네요.

형제봉을 내려서면 마주치는...가슴이 먹먹해지는 형제바위입니다.

언제나 반겨주던 두 그루의 소나무는...사나운 태풍를 이기지 못하고 영원히 잠들어 버렸네요.

자신들의 뒤를 이을...아기 소나무 한그루를 남겨둔채로....

'무럭무럭 잘자라서...지리를 찾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어주렴....*^^*'

손에 잡힐듯이...허공을 떠다니는 물방울들....

남편이...연신 카메라를 매만져 보지만....

몰래 숨어든 빗물과 습기때문에...카메라가 엉망이 되어 버렸습니다....ㅜ.ㅡ

이 전망바위도 너무 좋은곳인데...오늘은....?

건너쪽의 백운산과 도솔봉도 가까이 보이고...뒤돌아보면 노고단과 지나온 능선길이 훤하게 잘보이곤 했었는데....ㅜ.ㅡ

연하천에서 벽소령 구간은...지리 주능선길에서 가장 까칠한 코스입니다.

오늘은 빗물 머금은 미끄러운 바윗길이라...더 조심스러워 빠르게 걸을수도 없네요.

조심스럽게...1시간 10여분이 흐른후에야....

벽소령 대피소를...만날수 있었습니다.

벽소령 대피소는 리모델링 공사중이고...매점만 문을 열어놓은듯 하네요.

공사가 올 11월에 끝난다는데...그 때는 새롭게 변신한 벽소령 대피소를 만날수 있을듯 합니다.^^

벽소령을 지나쳐 가는길엔...운무가 점점 더 짙어져만 가네요.

지리산...조용한 일요일 아침

거친 바람소리만이...이따금씩 귓전을 때리고 도망갑니다.

선경(?)속을 거닐듯...그렇게 지리속으로....

어저께 내린 많은 비로 인해...등로가 많이 어지럽혀져 있네요.

쓰러진 나무들도 치우고...등로를 새롭게 정비해야 할것 같습니다.

잠시 후, 언제나 산객들로 북적이던 선비샘에 도착했건만...쥐죽은듯이 조용하기만 하네요.

'그런데...이건 뭐지....?'

 

그렇게 많은 비가 왔는데도...샘터의 물줄기는 애기오줌....ㅡ,.ㅡ

작은 바가지 하나 가득 받는데...1분은 족히 걸리더군요.

물 보충하는데 10여분을 허비하고는...다시 세석으로 길을 나섰네요.

그칠줄 모르는...안개빗속을 헤집고서....

얼마 지나지않아...천왕봉을 찾아보세요 전망터에 올랐습니다.

발 아래도 보이지 않는데...하물며....ㅠ.ㅜ

뵈는게없는 조망터에서 잠시 머물다가 아래로 내려갔더니...거대한 코끼리 한마리가 등로옆에 웅크리고 있네요.

코를 땅에...깊숙히 쳐박고서....ㅋ

칠선봉(1558m)

연하천 대피소를 떠나온지...어느덧 3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세석대피소는 아직도 멀었는데...뱃속에선 먹을거 달라고 난리났네요....ㅡ,.ㅡ

등로가 거칠다보니...소화도 금방입니다....ㅋ

근데...2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던 그 분들은....?

지름길로...먼저 가셨나....???

운무때문에 반야봉도 그냥 지나치고...새벽에 내달린 덕분에 시간이 많이 여유롭네요.

연하천에서 부터는 그렇게 서둘지 않았는데도...아직까지 오전 입니다.^^

12시...2분전....ㅋ

새롭게 단장한...핼기장을 지나쳐서....

세석대피소에 도착해 취사장을 찾아들어 갈려니...왼쪽 본건물 취사장은 산객분들로 인해 조금의 빈자리도 안보이네요.

할수없이 옛 취사장인 오른쪽 작은 건물로 들어가...따뜻한 점심을 먹으며 오랬동안 푹~ 쉬었다가....^^

이제부턴 계곡길 내림길이니 바람막이도 걸치고...천천히 구경하며 내려가야 겠습니다.^^

마음같아선 천왕봉으로 그냥 내달리고 싶지만...오늘은 오늘만의 계획이 있으니....^^

그런데...한신계곡으로 내려가는 등로가 만만치 않네요.

무척 가파른 바윗길이...끝없이 이어집니다.

더군다나...빗물을 머금고 있어서 급내림길이 더욱 조심스럽기만 하네요.

그렇게, 한참을 내려갔더니...계곡 물소리는 점점 크게들리고....

마침내, 눈앞에...한신계곡의 아름다운 비경이 펼쳐지더군요.

등 뒤쪽에는...애기폭포가....ㅋ

계곡 구석구석을 연신 둘러보며...계곡을 따라 조금씩 아래로 내려가는 길에서....

웅장한 굉음과 함께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떨어지는...이름모를 수많은 폭포들을 만날수 있었습니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를 건너 가면서도...두눈은 계곡을 떠나지 못하게 만드네요.

감탄사가 절로나오는...신비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칼로 자른듯한 바위들 사이로 휘돌아가는 거대한 물줄기를 내려다보니...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더군요.

지리의 여러 계곡들 중에서...가장 아름다운 계곡이 이 곳 한신계곡이라고 하더니만....

두번 다시 볼수없을것 같아서...오랫동안 두 눈 속에 꼭꼭 담아갑니다.

이젠 조금씩 등로도 편안해지고...길고 긴 계곡길도 끝나가는것 같네요.

계곡 아래쪽으로 다 내려와서...아쉬움에 뒤돌아 올려다보니....

조금전까지 저 신비스런 운무속에 감춰진...신선들의 세상을 거닐다 온듯합니다.

길고도...너무나 짧은 하루....

지리산행이였습니다.

 

*^^*~~

 

 

 

 

 

 

2018년 9월 2일...일요일 새벽 4시 20분

지리산 성삼재를 들머리로 시작한

지리능선길과 한신계곡으로의 산행

약 10시간 50분 걸린...오후 3시 10분

백무동 주차장을 날머리로

오늘의 산행 마무리합니다.

램블러에 찍힌...-지리능선과 한신계곡- 지도

 

-지리능선과 한신계곡- 거리 및 고도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