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 온달산성 환종주 -

~~형제봉 전위봉~~

~~민봉~~

~~뒤시랭이문봉~~
"아무리 능선이 거칠고 험해도...5시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온달관광지 주차장에서 길없는 능선따라 홀통골산을 지나쳐 형제봉까지...약 10km 남짓
소백산 뒷능선이 무척 험하기로 소문이 났다지만...10km도 안되는 거리를 5시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어쩌면 아주 여유로운 산행이 될거라고....^^
그래서....
거리와 시간을 대충 맞춰보니...새벽 4시경에 산행을 시작한다면 어둡지않을 시간에 내려올수 있겠더군요.
시간과 거리에 알맞게...먹거리도 적당히 준비하고....
조금은 흥분된 마음으로...단양 온달관광지 주차장으로 새벽길을 달려갔네요.
거칠고 험하기로 유명한...소백산 구봉팔문도 두루두루 구경하고 내려왔는데....
'구봉팔문보다 더 험하기야 하겠어.?'...하며 찾아갔다가....
졸도할 뻔...했습니다....ㅜ.ㅡ
2019년 1월 13일...일요일 새벽 4시 10분
단양 온달관광지 주차장을 들머리로
[소백산] -온달산성 환종주-
오늘의 산행 시작합니다.

지난해...눈 내린 겨울 어느날 새벽....
온달산성 환종주길을 걷고싶어서 이 곳을 찾아왔다가...준비해 둔 아이젠과 스패츠를 놔두고 오는 실수로 되돌아 간적이 있었는데....
절치부심 1년을 기다렸다가...온달과 평강공주가 반겨주는 이 자리를 다시 찾아왔네요.^^

구름 사이로 별빛이 하나둘 반짝이고...바람 한 점 없는 고요한 새벽녘입니다.

논길을 가로질러 산길 들머리를 찾아갔는데...고갯마루로 올라설 만한 등로가 전혀 안보이더군요.
그냥 치고 올라가기엔 숲이 너무 우거져 올라갈 엄두가 나지않던 차에...오른쪽 산 사면으로 산친구들 발자국이 희미하게 올라가네요.
일단 친구들 발자국을 따라가다가 고갯마루로 올라설려고...산 사면으로 돌아서 올라가는데....?
어디서 부터 올라오는지 모를 제대로 된 등로를 만나...작은 능선까지 큰 어려움없이 올라갈수 있었습니다.
잠시 후....
고갯마루 위쪽의 작은 능선에 올라섰더니...어느 등산로 부럽지않는 널찍하고 뚜렷한 등로가 고갯마루에서 거침없이 올라오더군요.
등로가 이렇게 좋을줄은 미쳐 생각도 못했었는데...그동안 괜한 걱정을 했다며 우린 마냥 즐거워하며 올라갔습니다.^^

이런 등로가 계속 능선으로 쭉 이어진다면...형제봉까지는 금방 오를수 있을거라고 희희덕거리며 올라가는데....
오름길 능선 주변으로...갑자기 많은 묘지들이 줄줄이 나타나더군요.
그런데, 마지막인듯한 묘지를 지나고 부터는...거짓말같이 그 좋던 등로가 갑자기 사라지고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거진 잔나무들이 앞길을 병풍처럼 막아서고...오늘의 산행은 여기서 부터가 진짜 시작이였네요....ㅜ.ㅡ

이리저리 잔나뭇가지들을 피해가며...거칠고 험한 능선 오름길을 계속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캄캄한 어둠속에 갑자기 찾아온 짙은 운무...눈 앞은 말 그대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더군요.

557m봉
그렇게, 어느 작은 봉우리에 올라섰더니...557m봉 삼각점이 반겨주네요.
산길 들머리에서 부터 557m봉까지 약 2.5km...약 1시간 20분 가량 걸렸습니다....ㅜ.ㅡ
묘지 있는곳까지는 평소의 걸음으로 늦지않게 온것같은데...그 이후에 많은 시간이 걸린것 같네요.

557m봉을 지나서도...거친 능선 오름길은 계속 이어지고....
잔나뭇가지들을 움켜 잡아가며 가파르게 올라선 어느 봉우리 정상에서...등로 찾는다고 건너쪽 아래를 내려다보니....
짙은 운무와 어둠 속...바닥이 보이지않는 낭떠러지입니다.
지도를 꺼내 살펴보니...이어가야할 능선은 낭떠러지 건너쪽이 분명한데....?
칼날같은 바위길을 등로라 믿고 봉우리 정상까지 간신히 올라왔건만...앞쪽으로도 양 옆으로도 내려갈 방법이 없네요.
어쩔수없이 되돌아 내려오면서...능선으로 이어갈 우회길을 찾는다고 두리번거리며 얼마 쯤 내려왔을까....?
산친구들의 희미한 발자국이...가파른 오른쪽 산 사면을 타고서 돌아내려 가는것이 보이더군요.
'그럼...그렇지....*^^*'

어느덧 날은 훤하게 밝아오고...낙엽위에 쌓인 눈까지 얼어붙어서 가파른 오름길이 정말 미끄럽네요.
낙엽을 밟기도...바위를 밟고 올라서기도 무척 조심스럽습니다.

그렇게 또 다시 올라선 암봉...이젠 체념하면서 조심스럽게 내려갔네요.

뾰쪽한 암봉을 다 내려와 긴 숨 몰아쉬며 뒤돌아보니...마치 마귀할멈이 우릴 내려다보며 웃고있는것 같이 보입니다....ㅡ,.ㅡ

오지의 산행길이라 낙엽속에 등산화가 푹푹 빠질거라 생각하고는...처음부터 스패츠를 다리에 감고 올라왔네요.
등산화속에 나뭇가지와 잔돌들이 들어가면...참으로 난감스럽거든요.

그렇게, 또 하나의 암봉 정상에 올라섰더니...하얀 수염 늘어뜨린 산신령님 두 분이 우릴 반겨주네요.
눈 인사만 잠시하고는...돌아섭니다.

'미끄럽고 가파른 내림길을 이번엔 어떻게 내려갈까.?'...하는 걱정만이 머리속에 가득하거든요....ㅜ.ㅡ

사람 마음이라는...것이....?
이런 힘든 산행을 하고나면...다시는 오지산행을 하지 않을거라고 맘 다잡아 먹지만....

오지의 능선길이...가끔은 그리워질때가 있더군요.
마치 매운 고추장을 먹은뒤에...입 안에 남은 달콤한 단맛의 여운처럼....^^

이번 봉우리는 너무 가파르고 미끄러워서...왼쪽으로 길게 우회해서 올라갔네요.
그렇게...봉우리 정상에 올라갔더니....

홀통골산(1029m)
현재시간...오전 9시 20분
산길 들머리에서 홀통골산 정상까지...gps거리 약 7km....
그 7km를 능선타고 올라오는데...약 5시간 10분 걸렸습니다.
너무 기가차고 코가차서...쓴 웃음밖에 안나오네요....ㅡ,.ㅡ
계획된 시간이면 지금쯤 형제봉을 지나가야 하는데...머릿속이 헝크러지고 복잡해지기 시작합니다.

정답없는 숫자만이 머릿속을 맴돌고...멍하니 홀통골산을 내려섰네요.
다행스러운건...이 후의 능선길은 조금 더 좋아졌다는것....

그런데, 점점 올라갈수록...그늘진곳엔 눈이 많이 보입니다.

아이젠을 차기에도 아직 그렇고...좀 더 진행하다가 상황보고 결정하기로 하고 그대로 진행했네요.

따뜻한 햇살속에 소백산 겨울 칼바람마져 없으니...너무나 포근한 날씨입니다.
이마엔 땀방울이...송골송골 맺히네요.^^

한결 좋아진 능선길을 빠르게 걸어서...형제봉 삼거리 갈림길까지 왔습니다.
우린 형제봉을 올랐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고치령 방향으로 가야하기에...이 곳에 배낭을 벗어 나뭇가지에 걸어놓고서....^^

스틱만 들고 형제봉을 찾아가다가...중간쯤에서 뾰쪽한 바위 전망대를 만났네요.
전망바위에 올라서 주변을 둘러보니...하늘은 푸르기만 한데 미세먼지로 인해 조망은 아쉽기만 하더군요.
전망바위를 내려와 200여m 뒤쪽의 형제봉 정상에 오르려다가...잃어버린 시간이 너무많아서 우린 여기서 발길 돌리기로 합니다.

형제봉 전위봉

다시 삼거리 갈림길로 되돌아와 배낭을 울러매고...고치령으로 발길 향하면서 시계를 보니 오전 11시....
계획보다 약 2시간 가까이...훌쩍 지나가 버렸네요.
등로가 좋을 지금부터라도 걸음을 조금 빨리한다면...어쩌면 환종주가 가능할지도....??

고치령으로 향하는 능선길에...쓰러진 나무들이 등로를 가로막지만....
급한 마음에...쓰러진 나무들을 타넘고서 서둘러 진행합니다.

얼마 지나지않아 고속도로같은...백두대간길에 들어서고....
막힘이 없는 대간길따라 빠르게...늦은맥이재로 발길 향했네요.

잠시 후...마당치도 지나치고....

햇살 가득한 소백 능선길을...거침없이 이어갑니다.

늦은맥이재로 향하는 소백 능선길의 등로는...어느곳보다 좋네요.
능선 오르막이야...앞에 보이는 이 정도뿐이고....

그나마 대부분 우회길로...편안하게 우릴 안내합니다.^^

그렇게, 연화동 삼거리를 지나치고...점점 가까워지는 늦은맥이재....

늦은맥이재
늦은맥이재가...바로 아래쪽에 내려다 보이는....
이 안내판이 서있는 맞은편으로 들어서면서...걷기 좋았던 대간길과도 이제 이별이네요.

좋았던 대간길과 헤어지고 만난 좁은 오솔길은...우릴 신선봉과 민봉으로 안내해 줍니다.

햇살 가득한 능선 반대쪽 그늘엔...역시나 눈이 많이 쌓여있네요.

하지만, 능선을 돌아서 나오면 이러하니...아이젠은 배낭속에서 무게만 더할뿐입니다.

능선 우회길을 한동안 따르다가...신선봉이 가까울때 쯤 능선으로 치고올라 갔더니....?

능선위에 기암들이 줄지어 서있는 저 곳이...신선봉 암봉으로 향하는 등로 입구입니다.
오늘은 너무 늦어버린 시간때문에...눈으로만 둘러보고 발길 돌렸네요.

신선봉을 그렇게 지나치고...키 작은 산죽밭을 가로질러서....

사방 막힘없는 조망을 보여주는 민봉을 향한...마지막 오름길을 올라갑니다.

그리고, 잠깐의 시간이 더 지난후에 우린...널찍한 봉우리 민봉 정상에 올라설수 있었네요.

민봉(1361.7m)

사방 막힘없이 훤하게 트인 민봉 정상에서의 조망을 잔뜩 기대하며...빠른 걸음으로 능선길을 달려왔는데....

'헐....ㅜ.ㅡ'

지난날 이 곳을 찾아왔을땐...비로봉 아래쪽에 있는 주목지킴터까지 아주 잘보였었는데....
오늘은 미세먼지가...소백의 능선과 봉우리들을 다 덮어 버렸습니다.

조금전에 지나친 신선봉만이 그런데로 깨끗하게 보일뿐...상월봉과 국망봉은 거리만큼 멀게만 보이네요.

오전에 지나쳐왔던 홀통골산과 형제봉으로 향하는 능선길도...여기서는 까마득히 멀리에 보입니다.

'오늘 만나지는 못했지만...만난듯 반가웠단다....^^'

오후 3시 40분
제대로 보이는것도 없는 민봉에서...아쉬운 맘으로 주변을 둘러보다가....
확신할수 없는 온달산성 환종주길을...가는데까지 만이라도 능선길을 이어봐야 겠네요.

잠시 후, 표대봉을 살짝 우회해서...뒤시랭이문봉으로 흘러내리는 뒷능선 줄기에 접어 들었는데....
[구봉팔문] - 그 거칠고 험한 능선길은...변함없이 예전 그 모습 그대로더군요.^^

능선 제일 아래쪽까지 내려왔다가...뒤시랭이문봉 정상을 향해 절벽같은 바위 오름길을 조심스럽게 올라갔습니다.

뒤시랭이문봉(958.3m)

제4봉 뒤시랭이문봉 정상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니...오른쪽으로 1,2,3봉이 줄줄이 늘어서 있는것이 보이네요.
홀통골산과 형제봉으로 향하는 능선길은...이제 아주 흐릿한 그림자로만 보입니다.

시간이 지체 되지않은 계획대로의 산행길이였다면...겸암산 향로봉을 거쳐....
온달산성으로 내려가 조금 늦더라도 환종주길을 완성할수 있었을텐데...현재시간 오후 4시 40분
조금 무리를 한다면 못갈일은 없겠으나...오늘은 마음을 비우기로 했네요.
아래쪽에 보이는 영주봉에서 구인사로 내려가...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해야 겠습니다.

뒤시랭이문봉 낭떠러지 내림길을 지난번에도 내려간적이 있었지만...역시나 오늘도 내려가는것이 쉽지만은 않네요.
더군다나 미끄러운 눈까지...바닥에 살짜기 깔려있으니....

다 내려왔는가 싶어서 돌아서면...또 낭떠러지같은 내림길이....

812.6m봉
812.6m봉을 내려서면서 부터는...등로가 조금은 편안하고 완만해 집니다.

아래쪽에서 만난 작은 둔덕같은 716m봉을 살짝 돌아서...조금 더 내려가면....

고드너머재
임도가 산 허리를 가로질러 가는 고드너머재를 만나고...능선길 등로는 맞은편으로 계속 이어지네요.

고드너머재부터 영주봉 정상까지는...계속되는 까칠한 바위 능선길입니다.

날등같은 능선...바윗길을 조심스럽게 올라서....

영주봉 정상을 향한...마지막 오름짓을 끝으로....
겸암산 향로봉으로 향하는 등로를 애써 외면한 채...허탈하고 아쉬운 발걸음은 구인사를 향해 내려갔네요.
오후 5시 40분
길고 긴 내리막길을 내려와 구인사 건물 사이를 지나가는데...어느 분이 우리들의 발길을 붙잡더니....
배고프실텐데...저녁을 드시고 가라고 하십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식당에 따라들어가...가득 담아주신 정성스런 식판을 싹~ 비우고 나왔네요.^^

오늘도...이렇게....
종주꾼의...긴 하루가 지나 갔습니다.
2019년 1월 13일...일요일 새벽 4시 10분
단양 온달관광지 주차장을 들머리로 시작한
[소백산] - 온달산성 환종주-
약 14시간 10분 걸린...오후 6시 20분
다 못잇고...구인사 주차장을 날머리로
오늘의 산행 마무리합니다.

램블러에 찍힌...소백산 뒷능선 이어가기 지도
(들머리에서 형제봉까지 약 7시간...형제봉에서 날머리까지 약 7시간....ㅡㅡ;;)

소백산 뒷능선 이어가기...거리 및 고도표

[소백산] -온달산성 환종주- 지도
지난 어느날 온달관광지에서 산성길따라...겸암산 향로봉으로 올라 구인사로 내려온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다녀온 트랙과 합쳐서...온달산성 환종주 트랙을 완성해 봤네요.
혹시나 관심있으신 분들은...저 gps트랙을 올려 두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