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마의 종주이야기

[통영] - 수우도 -

귀여븐앙마 2025. 5. 18. 15:37

 

 

~~고래바위~~

~~해골바위~~

~~은박산~~

(사진을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당분간 산에 가는걸 말릴 정도로...요즘 몸이 좋지 않던 남편이....

지난 2주간 매일같이 병원 다니며...약 먹고 주사 맞고 지극정성 치료에 열중하더니....

많이 좋아진 것 같다며...가볍게 나들이 다녀오자 하네요.

 

그래서, 작은 소풍가방...울러메고....

남해의 작은 섬...통영 수우도를 찾아갔습니다.

 

수우도=(동백섬)

 

일을 손에서 놓은 먼 훗날에 다녀올려고...오래전에 점 찍어 둔 많은 섬 들 중 한 곳인데....

2020년 5월 31일...5월의 마지막날에 찾아갔네요.

 

*^^*

이른 아침 5시 30분...수우도로 가는 일신호 배를 타기 위해....

삼천포 활어 위판장 주차장에 도착했더니...부슬부슬 많지도 않은 비가 내립니다.

하늘을 쳐다보며 우산을 들었다가 놓았다가 한 참의 망설임 끝에....차에 둔 빈 손으로 위판장 끝머리에 있는 선착장에 배를 타러갔네요

 

오전 6시...배는 수우도를 향해 출발하고....

서서히 멀어지는 삼천포대교를 뒤로 한 채...잠시 후 만나볼 수우도 산행길을 그려봅니다.

그런데, 이른 아침부터 삼천포 앞바다에 많은 배들이 몰려있기에...처음엔 중국 어선들이 때거지로 몰려온 줄 알았네요.

지나치며 살펴보니...낚시대를 바다에 드리운 선상 낚시배들이더군요.^^

200여m높이의 삼천포 화력발전소 3개의 굴뚝을 스쳐지나며...둘러싼 주변 산군들을 둘러보니....

남쪽 바다를 향해 잔뜩 몸을 웅크리고 있는 거대한 용 한마리...와룡산이 눈에 들어오네요.

상사바위와 새섬바위를 오르내리며 기차바위 암릉길따라 내려섰던...지난날의 희미한 기억들이 새삼 떠오릅니다.^^

그렇게, 와룡산과 삼천포 화력발전소는...점 점 시야에서 멀어지고....

멀어진 거리 만 큼 사량도와 수우도는...점 점 우리들 가까이로 다가오더군요.

그렇게, 40여분 바닷길을 달린 배가 수우도 선착장에 도착했더니...우릴 마중나온 건 새차게 쏟아지는 빗줄기입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버스 승강장이 아닌 배 승강장에 갇힌 채...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어 버렸네요.

주민분들 외에 수우도에 내린 사람은...우리 둘과 또 다른 부부인듯한 젊은 산객 두 분....

작은 우산 하나를 챙겨 온 그 분들은...마을 회관앞에 모인 할머리들과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더니 커다란 우산 하나를....ㅡ,.ㅡ

 

젊은 산객 두 분은...그렇게 우산 하나씩을 챙겨서 먼저 산에들고....

우린 승강장 지붕을 사납게 때리는 빗줄기에 두 손들고 항복하고...가볍게 챙겨 온 소풍배낭을 풀어 헤쳤습니다.

그리곤, 있는것 없는것 의자위에 다 꺼내놓고...쏟아지는 굵은 빗줄기를 바라보며 수우도(동백섬)와의 첫 만남을 자축했네요.^^

배 승강장에서 주전부리하며 마냥 기다리길 40여분...내리던 빗줄기도 조금씩 가늘어지길래....

배낭을 대충 추스리고...우리도 수우도 산길을 찾아들어 갔습니다.

동네 뒷산같은 오름길따라...몇 걸음만에 능선위에 올라서고....

해발 100m도 되지않는 나즈막한 능선길에 올랐더니...하얀 운무가 살짜기 깔려있네요.

잠시 후, 편안한 능선길따라 많은 리본들이 반겨주는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고...몇걸음 내려선 아래쪽 고갯마루에서....

고래바위 있는곳으로 내려가는...능선 우회 갈림길을 만났습니다.

안내판이 가르키는 우회 오솔길따라...고래바위를 향해 걸음을 서두르는데....?

20여분 먼저 출발하신...젊은 산객 두 분이 저만치 앞쪽에 멈춰 서 계시네요.

남자분이 사진에 조예가 깊은신지...여자분을 모델삼아 사진찍느라 여기까지 밖에 못오신듯....^^

 

고개들고...우산 조금 왼쪽으로...다리는...몸은 오른쪽으로 살짝 틀고....

남자분은 주문도 많고...여자분은 그 말에 잘 따르고....^^

잠시 사진찍는걸 지켜보다가...양해를 구하고 먼저 그 분들을 앞질러 갔습니다.

그렇게, 고래바위로 향하는 바위 능선길에 올라섰더니...오른쪽으로 훤하게 트이면서 바다가 눈에 들어오네요.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건 수우도 이야기에서 빠질수 없는...매바위(딴독섬)입니다.

반대쪽에서 섬을 바라보면...매가 앉아있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하네요.

수평선이 보이지않는 아쉬운 바다 조망을 힐끗거리며...볼록한 바위 봉우리 고래바위로 다가갔더니....

다행스럽게도 빗줄기는 조금씩 가늘어지고...흥건히 젖어있는 바윗길을 조심스럽게 올라갔습니다.

그렇게, 고래바위 정상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니...아쉬운 조망이지만 가슴 시원하게 펼쳐지네요.

고래바위

 

산길에 들어선지 20여분만에 고래바위 정상에 올라서고...멀지 않은곳에 사량도가 마주 보입니다.

미세먼지 없는 아주 좋은날 사량도 지리산에 올라서면...멀리 지리산 천왕봉이 보인다고 해서 불리는 또 다른 이름 지리망산....

오래전에 두 번이나 찾아 갔었는데...갈때마다 인공 시설물들이 하나둘 늘어나는것 같더군요.

지금 또 찾아간다면...몰라볼 정도로 많이 변해있을것 같네요.

오른쪽으로 슬쩍 고개 돌려보니...수우도 또 하나의 바위 봉우리 백두봉이 바로 옆에 올려다 보입니다.

그런데, 백두봉 바위 능선길에 보이는...저 것은....?

지난밤을 이 곳에서 보낸 비박꾼들의 텐트인것 같은데...아직도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듯 주위가 조용하네요.

고래바위 정상에서 잠시 주변을 둘러보고는...백두봉과 해골바위 구경할려고 서둘러 능선길 찾아 올라갔습니다.

수우도의 다른 이름이 동백섬이라는데...역시나 등로에서 제일 많이보이는 나무가 동백나무더군요.

동백꽃 활짝 핀 날 수우도를 찾는다면...돌아오기 싫을지도....^^

잠시 후, 능선위에 올라 백두봉 바윗길을 내려다보니...아까는 보지못한 더 많은 텐트가 내려다 보이네요.

형형색색의 텐트 여러개가...백두봉 바윗길에 줄지어 늘어서 있습니다.

바다의 거친 비바람 소리 들어가며 텐트속에서 보낸 짧은 여름밤...설랜 맘으로 잠 못이뤘을것 같네요.

잠시 바위 능선길을 따르다가...백두봉으로 내려가는 능선 갈림길을 만나고....

우린 능선을 벗어나...리본들이 안내하는 오솔길따라 백두봉을 찾아갔습니다.

커다란 동백나무 널찍한 사잇길을...조금 내려간 아래쪽에서....

바윗길에 줄지어 늘어선 텐트들을 마주치고...방금 일어난 듯 한 그 분들과 반가운 인사를 주고받으며....

스치듯 지나쳐...백두봉으로 향하는 스릴있는 바윗길을 올라갔네요.

올라선 바위를 내려갈려니...빗물에 젖은 바위와 마사토 잔돌들이 무척이나 미끄럽습니다.

작은 나뭇가지을 붙잡으며...네 발로 조심스럽게 내려가서....

바위끝에 다가섰더니 한발 내밀기도 아찔한...바닥이 보이지않는 가파른 낭떠러지네요.

붙잡을 꺼리와 발 디딜 자리를 찾아 보았지만...젖은 바위와 마사토 잔돌들만 내려다 보이고....

백두봉과의 만남을 하늘이 시기하는건 아닌지...원망하듯 무거운 마음으로 발길을 뒤돌려야 했습니다.

아쉬움에 주변을 돌아보니...조금전에 올랐던 고래바위가 왼쪽으로 보이고 발 아래쪽에 매바위도 보이네요.

그런데, 조금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없었는데...고래의 머리위에서 두리번거리는 산객의 움직임이 보입니다.

아마도 이 곳에서 밤을 보낸...또 다른 산객인 듯 하네요.

백두봉 오른쪽에는 수우도의 또 하나의 명물...벌래가 갉아먹은 듯 한 모양의 해골바위가 내려다 보입니다.

백두봉은 못만났지만...저 해골바위는 곧 만날수 있겠죠.?~~~^^

발걸음을 뒤돌려 다시 능선찾아 올라가는 길...그런데, 알았으면 얼씨구나 하고 따라 갔을텐데 이때까진 몰랐었네요.

나뭇가지를 붙잡고 내려서는 반대쪽으로...바위 능선 오른쪽 비탈면따라 백두봉 찾아가는 조금은 까칠한 우회등로가 있다는것을....ㅜ.ㅡ

능선길만 고집하는 종주꾼의 눈엔 이쁜 바윗길만 눈에 들어오고...바위 비탈면따라 감춰진 우회길은 뵈지도 않더군요....ㅡ,.ㅡ

미세먼지 없는 아주 좋은날에 다시 찾아오라는...깊은 뜻이 있으려니 생각할렵니다.^^

잠시 후, 오르지 못하고 돌아선 백두봉을 머릿속에 그리면서...마주친 작은 봉우리에 올라갔더니....

금강봉

 

해골바위가 300여m 아래쪽에 있다는...어느 고운님의 손길이 느껴지는 작은 바윗돌이 놓여져 있네요.

우린 바윗돌에 그려진 화살표가 가르키는 방향으로...해골바위를 찾아서 내려갔습니다.

 

가파른 바윗길 아래쪽 그늘진 숲 속에서...잠시 한 숨 돌리고....

계속되는 내림길을 따랐더니...능선 끄트머리까지 내려왔네요.

선명한 발자국은 해골바위가 있는 해안가로...미끄러지듯이 가파르게 내려서고....

마침내, 수우도의 명물...해골바위를 마주하고는....

작은 나뭇가지에 매달린 가느다란 밧줄을 붙잡고서...아주 조심스럽게 내려갔습니다.

바윗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온 아래쪽에서 해골바위를 올려다보니...나도 모르게 입이 벌어지고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군요.

커다란 벌래들이 파먹은 듯 한 기기묘묘한 바위 구멍들을 바라보니...벌어진 입은 다물어지질 않고....

좀 더 가까이에서 구경하고 싶어서...해골바위 오른쪽 눈으로 올라갔네요.

멀리서 바라볼 땐 오르지 못할것 같더니만...가까이 다가갔더니 붙잡고 올라갈 길은 있더군요.^^

그렇게, 해골바위 오른쪽...커다란 눈위에 올라서서....

의자같이 평평한 바위에 걸터앉아 구멍뚤린 바위와 망망대해를 내려다보니...마치 또 다른 세상을 마주한것 같습니다.

바다에는 낚시꾼들을 실어나르는 고깃배가 빠르게 지나가고...바다 경계 수평선은 보일똥말똥 하네요.

잠시 앉아 주변을 둘러보다가...해골바위 왼쪽 눈으로 다가갔습니다.

커다란 구멍을 통해 왼쪽의 눈으로 올라갈려니...잡고 올라서기가 쉽지만은 않더군요.

잠시 후, 클라이밍 하듯 힘들게...해골바위 왼쪽 눈에 올라섰네요.

널찍하고 평평한 바닥과는 달리...바위벽과 천정은 기기묘묘한 모양의 수많은 구멍들로 신비스럽기만 합니다.

신비롭고 신기한 해골바위 구석구석을 둘러보다가...천장을 힐끗 올려다보니....?

머리위에는 무섭게 생긴 커다란 에일리언이...눈을 부릅뜨고서 우릴 매섭게 노려보고 있더군요.

등골이 서늘해지고 머리카락이 쭈뼛쭈뼛...전혀 못 본 척 허둥지둥 내려갔습니다.

올랐던 해골바위를 조심스럽게 내려가는데...발 아래 슝 슝 뚤린 구멍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네요.

벌집같이 패인 이런 구멍들이...둘러보는 사방 곳곳에 여럿 보입니다.

기나 긴 시간속에...비바람이 빗어놓은 천상의 조각품 인 듯....

사람의 손길이 닿지않는...깊숙한 곳까지 제 마음데로 드나들며....

어느 누구도 흉내 낼수없는 조각품들을 빗어...기기묘묘한 전시장을 만들어 놓았네요.

조금 아래쪽으로 더 내려서니...오르지 못한 백두봉이 볼록하게 올려다 보이고....

수우도 섬 주민들이 방목해서 키운다는 흑염소들도...해안가 바위 곳곳에서 볼수 있었습니다.

해골바위를 내려와서...아래쪽 바위들을 둘러보러 내려갔더니 ....?

여러 종류의 조개들이...바위 모서리에 다닥다닥 붙어있네요.

바다고동도 많이 보이길래...비닐봉지를 꺼내 조금 주워 담았습니다.^^

그렇게, 해골바위 주변에서 한 참을 노닐다가...또 다른 만남을 기약하고 발길 돌렸네요.

해골바위를 뒤로하고 능선찾아 올라가다가...오른쪽의 백두봉 능선을 힐끗 쳐다보니....

텐트를 걷어낸 자리에...떠나지 못한 산객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하룻밤을 보낸 산객들은 텐트를 정리하고...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떠나야 하는 아쉬움을 달래는듯 하네요.

비를 맞으며 내려갔던 해골바위 능선길인데...해골바위와 노닐던 어느 사이에 비는 그쳐버렸고....

금강봉

짧은 시간이 흐른후에 다시 금강봉에 오르고...살짜기 운무깔린 능선길을 이어갔습니다.

은박산으로 향하는 편안하고 널찍한 능선길에...커다란 동백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네요.

울다 지쳐 빨갛게 멍든 꽃을 상상하며...바닷가 능선길을 걸어갔습니다.

작은 돌탑이 있는 189m봉을 스치듯 지나치고...까칠한 바윗길을 만나 조금 더 올라갔더니....

널찍한 바위 봉우리...은박산 정상이더군요.

은박산(196m)

주변 조망이 아주 좋은 은박산 정상인데...운무때문에 발아래 가까이에 있는 바다도 보일락말락하네요.

사진 한장만 남기고...물기 머금은 바위 너덜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갔습니다.

가파른 은박산을 얼마간 내려와서...나뭇가지 사이로 바다가 가까이 내려다 보이는 오솔길을 만나고....

우린 산 허리를 굽이굽이 돌아가는...편안한 오솔길을 따라갔네요.

동백나무에 둘러싸인 편안한 오솔길은...잠시 후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밭 사잇길로 이어지고....

수우도 선착장이 멀지않은 곳에서...몽돌해수욕장 안내판을 만났습니다.

시계는 오전 10시 20분을 가르키고...12시 10분 배를 타기에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길래 우린 몽돌해변 구경갔네요.

몽돌해변

 

몽돌해수욕장 입구에 샤워장과 화장실이 있지만...오래전에 이미 폐가가 된 듯 버려져 있고....

파도에 떠밀려 온 온갖 잡동사니들로...해변가는 쓰레기장을 방불케 합니다.

 

어지러운 해변가를 둘러보며 몽돌 자갈길을 걸어가는데...몽돌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조그마한 바다고동....

우린 남은 시간동안 배낭을 벗어놓고...바다고동을 줍기 시작했네요.

1시간 넘게 바다고동을 줍다가...배 탈 시간맞추어 아쉽게 일어섰는데....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 바다고동을 깨끗히 씻고 익혀서...바늘로 속을 빼네는데 몸이 뒤틀려 죽는줄 알았습니다.....ㅜ.ㅡ

얼마나 많이 주웠던지...속을 빼네는데 둘이서 꼬박 3시간 걸렸다는....

다음부터는...조금만 줍기로....ㅋ

잠시 후, 해안길따라 마을 선착장에 올라...곧 따라서 들어온 배를 타고....

우린 사연 많았던 수우도와...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돌아섰네요.

아름다운 작은섬 수우도(동백섬)...염소똥 냄새는 고약했지만 해골바위는 정말 신비롭더군요.

좋은날 좋은 시간에...수우도를 다시 찾아올 겁니다.

미세먼지 1도없는...비 안오는 날에....^^

점점 더 가까워지는 삼천포 화력발전소 굴뚝을 바라보다가...아쉬운듯 뒤돌아보니....

저만치 멀어진 수우도가...흐릿한 미소 띤 얼굴로 배웅해 주네요.

2020년...5월 마지막날....

우리들의 소풍 이야기를...짧게 마무리합니다.

 

*^^*

 

 

동백나무가 많고 소를 닮은 섬 = 수우도(樹牛島)

수우도(동백섬)...지도(1)

 

수우도(동백섬)...지도(2)

수우도(동백섬)...지도(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