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마의 종주이야기

[지리산] -왕시루봉능선~차일봉능선-

귀여븐앙마 2025. 5. 24. 16:03

 

 

~~봉애산~~

~~왕시루봉 석문~~

~왕시루봉 전망바위~~

~~문바우등~~

~~노고단~~

 

 

 

 

 

오늘은...지리산을 찾아갑니다.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 노고단을 바라보면...반야봉이 오른쪽에 보이고 왼쪽에는 왕시루봉이 보이곤 했는데....

오늘은 그 왕시루봉을 가까이에서 보고파...찾아갑니다.

 

그런데....

찾아갈려 해도...자세한 산행기가 안보이네요.

들머리 잡기도...애매하고....

지도를 좀 더 자세히 펼쳐보니...지리산 둘레길이 보입니다.

그 둘레길이...기촌마을에서 목아재까지 올라가네요.

 

한참을 돌아서...빙글빙글 올라가야 하지만....

고생 안할려면...그 길 따르는게 최선일것 같습니다....^^

 

새벽 첫발을...내딛을때만 해도....

피아골계곡 환종주를 생각하면서...둥글게 선을 이쁘게 그렸었네요.

 

그러나,

내려선곳은...화엄사였습니다.

 

ㅜ.ㅡ

 

 

 

 

 

2017년 9월 10일...일요일 새벽 4시 40분

구례 기촌마을을 들머리로

[지리산] -왕시루봉능선~차일봉능선-

오늘의 산행 시작합니다.

 

오늘의 들머리인...기촌마을입니다.

마을 앞쪽 도로변에...마을 주차장이 넓게 있더군요.

마을 들머리부터 보이던 지리산 둘레길 안내판이...돌아서는 코너마다 곳곳에 세워져 있네요.

마을 안쪽으로 이어지는...임도따라서....

20여분...무척 가파르게 올라가야 했습니다

코에 닿을듯한 오름길을 발아래만 내려다보며...한참을 씩씩거리며 올라갔네요.

얼마를 지났을까....?

가파르게 오르던 임도는 어느 순간 끝이나고...곧 바로 정비된 산길로 이어지더군요.

목아재

 

지도에 선을 그릴땐 짧게만 보였었는데...빙글빙글 돌면서 올라오다 보니 거리가 생각만큼 짧진 않네요.

1시간 10분이나 걸리고서야...목아재 고갯마루에 올라설수 있었습니다.

날은 이미...훤하게 밝아오고....

미세먼지가 덮어버린 뿌연 하늘은...햇님을 온전히 보여줄것 같지는 않네요.

바로 앞의 산 능선과 봉우리들도...흐릿하게만 바라 보입니다.

생각보다 많이 지나버린 시간들을 얘기하면서...문득 오늘 산행이 쉽지 않을거란 예감이 스쳐가네요.

차가운 아침공기에 땀은 식어들고...오싹한 한기에 서둘러 일어섭니다.

지리산 둘레길은 목아재에서 작별하고...올라선 산길은 생각보다 등로가 너무좋네요.

'웬일이야...^^'

...하면서 얼마간 가다보니...이길이 아니였습니다.

짧은 알바를 뒤로하고...다시 원위치로....ㅡ,.ㅡ

숲 사이에 가려진 등로를 찾아...봉애산 정상을 향해서 올라갔네요.

그렇게...무인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봉애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널직한 정상에는 묘지도 하나 보이고...숲에 둘러싸여 조망은 시원치 않네요.

봉애산(611m)

머리위쪽 높은곳에...왕시루봉이 올려다 보입니다.

저 왕시루봉 정상에 올라서기 까지는...많은 시간과 땀방울이 필요했네요.

 

숲 사잇길로 들어가면서 부터는...하늘 쳐다보기가 어렵습니다.

빽빽하게 둘러싼 커다란 나무들이...하늘을 다 가려 버렸거든요.

능선 오솔길따라...몇개의 작은 봉우리들을 완만하게 오르내리다가....

 

어느 순간부터...점점 가파르게 올라가야 했습니다.

만나는 바윗길은 우회하기도 하고...때로는 마주쳐 올라갔더니....

오늘 처음으로...앞쪽만 살짝 트인....

아쉬운 전망바위가...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내려다 보니....

하얀 운해가 넘실거리는 건너쪽으로...백운산 능선과 봉우리들이 보이네요.

운해에 둘러싸인 산 그리메가...정말 아름답습니다.^^

좀 더 높은곳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면...더 이쁠것 같아 부지런히 올라갔네요.

바위 사잇길 고갯마루에 올라...얼마 남지않은 왕시루봉 정상을 향해 올라 가려는데....

등 뒤에서 따라오던...남편이 불러 세웁니다.

 

'저게...뭐지....?"

 

왕시루봉 능선 -석문-

바라보는 순간 전율이 흐르고...신비로움이 온 몸을 감싸네요.

천국의 문이...열린듯 합니다.

하늘빛을 향해서....

나 자신도 모르게...한발한발 가까이 다가갔네요.

 

좁은 석문 앞쪽에...배낭을 벗어놓고서....

 

하늘빛 활짝 열고...천국의 문 안쪽으로 걸어들어 갔습니다.

 

석문 안쪽으로 들어갔더니...눈 앞에는 지리의 능선과 봉우리들이 장엄하게 펼쳐지더군요.

천국의 문을 열고 들어선 곳은 바로...선계(仙界) 였습니다.^^

짝궁뎅이 반야봉이...코앞에 올려다 보이고....

지리의 능선은 토끼봉과 명선봉을 지나쳐...형제봉으로 내달립니다.

 

멀리에는...지리산 천왕봉이 우뚝하고....

천왕봉 주변은 아쉬움이 내려앉아...봉우리 그림자만 하얗게 보이네요.

지리남북종주길에서 만나는 하동 독바위와 내삼신봉도...반갑게 보입니다.

 

천국의 석문 안쪽의 황홀한 조망에 한동안 푹 빠져있다가...다시 인간세상으로....^^

그리고는....

석문 맞은편 바위 오름길을...가파르게 올라가면서 선계를 다시 떠올려 봅니다.

 

선계의 조각들을 하나둘 떠올리며...이리저리 맞추어 보기도 하고....*^^*

천국의 문을 나선지 얼마되지 않아...또 다른 전망바위에 올랐습니다.

바로...건너쪽에 있는....

백운산의 능선과 여러 봉우리들은...너무 흐릿하게만 보이네요.

그렇지만....

조망이 아쉬운 날이지만...오늘은 용서하기로 합니다.

오늘은....

꿈속같은 지리의 품속으로...들어가는 날이니까요....*^^*

지나온 능선길은...봉애산 아래쪽으로 길게 내려서고....

그 넘어에 보이는 섬진강은...산 그늘속으로 희미하게 사라집니다.

잠시후...왕시루봉 능선에 올라....

옛 선교사 별장터로 내려서는...능선 삼거리 갈림길을 지나쳐서....

왕시루봉 정상을 찾아 들어갔는데...어디에도 왕시루봉 정상석이 안보이네요.

 

작은 공터가 있는 봉우리를 얼마쯤 지나쳐 가다가...지도를 펼쳐보니....

왕시루봉 정상은...이미 지나쳐 버리고 말았더군요.

 

이 사진을 찍은 곳...작은 공터가 있는 곳

바로 여기가...왕시루봉 정상이였습니다....ㅋ

여기까지 힘들게 왔는데...그냥 갈수 없잖아요.^^

배낭을 벗어놓고서...지나온 왕시루봉 정상을 향해 냅다 달립니다.

왕시루봉(1243m)

 

되돌아온 왕시루봉 정상엔...그 어떤 흔적도 보이지 않네요.

그 흔한 시그널 조차...하나도 안보입니다.

능선 갈림길 아래쪽에 있는 옛 선교사 별장가는길...엉뚱한 곳에 왕시루봉 정상석을 세워 두었다는데....

가짜 정상에 세워둔 정상석을 보기위해...또, 거기까진 가기싫고....^^

가던 종주길...마저 이어가기로 합니다.

그래도 왕시루봉 정상을 확인하고 왔더니...발걸음이 한결 가볍네요.^^

배낭 있는곳으로 되돌아와서 다시 능선길을 이어가다가...또 다시 알바를 합니다....ㅡ,.ㅡ

뚜렷한 능선길은...한순간 없어지고....

나뭇가지 사이로 살짝보이는 문바우등과 노고단이...어이없다는듯이 우릴 내려다 보며 말하네요.

 

'이쪽인데 거기서 뭐하냐...임마....?'

 

'알았다구...임마....ㅡ,.ㅡ'

문바우등에서 내려서는 능선을 눈으로 따라가보니...능선길을 살짝 지나친듯 합니다.

노고단으로 향하는 능선길은...몇걸음 뒤쪽 숲 속에 감춰져 있더군요.

어렵지않게 다시 찾아서...능선길 이어갔네요.

그런데...'이게 뭐지.?' 할정도로 계속된 내리막길입니다.

나중에는 피아골계곡으로 내려가는...하산길인줄 알았네요.

계곡같이 이끼 우거진 등로따라...고도를 약 300여m 낮추며 1km를 넘게 계속 내려갔으니까요.

끝이 없을것 같았던 내림길도...마침내 아래쪽 고갯마루에 내려서서야 끝이나네요.

느진목재

느진목재 고갯마루에 내려서면서 부터...오늘 산행의 시련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니 그 전부터 조금씩...조짐은 있었지요.

처음엔 이러다가 좋아지려니 하면서...계속 올라갔는데....

아니였습니다.

키를 넘나드는 산죽들과의 기나 긴 싸움이...시작 되었으니까요.

발 아래 등로는 보이지도 않고...날리는 먼지는 콧속을 간지럽히네요.

간간히 만나는 바위 오름길이...그렇게 반갑더군요.

한숨 돌릴수...있었으니까요.^^

그렇게 마주친 바윗길을...정신없이 올라갔더니....

문바우등(1198m)

오늘 최고의 조망터인 ...문바우등이였습니다.

'지리산아..반갑다....*^^*'

 

'왕시루봉아...너도 잘있어라....^^'

오름길에 힘들었던 순간들이...이순간 다 잊혀지네요.

자리 펴고...배낭 풀고....

그냥 갈순...없잖아요.^^

아직도 가야할길이 저 멀리에서 기다리건만...그래도, 구경할 건 다하고 가야지요.^^

노고단 정상에 있는 돌탑도 손에 잡힐듯이 가깝게 보이고...뾰쪽한 종석대도 뒤쪽으로 보이네요.

삼도봉을 거친 능선길은...멀리 희미하게 솟은 천왕봉으로 계속 이어지고...

지리능선은 너울 파도처럼...일렁이고 있습니다.

점점 더 흐려지는 조망이...너무나 아쉽기만 하네요.

아까까지만 해도...잘보이더니만....ㅜ.ㅜ

악양벌이 내려다 보이는 거사봉을 바라보니...지난날이 생각납니다.

거사봉 주변의 산죽들도 지리산에서 악명을 떨치는 곳인데...왕시루봉능선 또한 더하면 더했지 뒤지지 않네요.

형제봉 철쭉제 하던...어느날에....

우린 저 능선길따라 긴 산행길을 걸은 적이....^^

오랬동안 쉬었다가 갈려했는데...날개미들이 너무 많아서 서둘러 일어서야 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시작되는...산죽길이네요.

등로가 보이지않을 정도로 앞을 가로막는 산죽들은...바쁜 종주꾼의 발길을 붙잡고 하염없이 늘어집니다.

산죽을 헤쳐가며 능선을 오르고...내리고....

질매재

산죽을 헤치며 정신없이 오다보니...질등은 알게 모르게 지나쳐 버리고 질매재까지 내려와 버렸네요.

산죽들의 방해는...질매재를 지나서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러다가....

조금씩 고도를 높여가던 어느 순간...그 많던 산죽들이 눈앞에서 사라지고 안보이네요.

그때서야 긴 한숨을...돌릴수 있었습니다.^^

오래되고 빛바랜 안내판을 만나기 전까지...질기게 따라오던 산죽들의 터널이였네요.

능선 삼거리 갈림길...바닥에 나딩굴고 있는 안내판

글씨는 다 지워졌지만...대충 무얼 의미하는지는 알겠더군요.

능선길은 돼지평전으로 향하고...우린 왼쪽 좁은길따라 문수암을 지나 노고단으로 올라가야 겠습니다.

좁은 오솔길을 한동안 따라갔더니...바위 너덜길이 앞을 가로막네요.

바위 너덜길을 따르는데...희미하게라도 보이던 발자국이 한순간 사라져 버렸습니다.

오르락 내리락하며 등로 찾는다고...너덜길에서 얼마간 헤매기도 하다가....

간신히 찾아서 다시 이어가는데...잠시후, 두 갈래의 길을 만났네요.

아래로 이어지는 등로는 아주 좋습니다만...노고단을 우회하며 길게 돌아서 올라가는것 같아보이고....

노고단으로 바로 올라갈 것 만 같은...윗쪽의 좁은길을 택해서 올라갑니다.

좁은길을 따라 올랐더니...잠시후, 이 곳이 나오더군요.

 

'그런데...문수암은 어디로 간거야....?'

그렇게...노고단 고갯마루 임도에 올랐네요.

노고단 정상은 삼도봉 가는길에 만나보기로 하고...먼저 노고단대피소로 내려갔습니다.

오후 1시 35분

 

대피소에서 식수도 보충하고 점심을 먹으며...곰곰히 생각해보니....

들머리 기촌마을에서 왕시루봉을 거쳐 이곳까지 오는데...약 9시간 가까이 걸렸네요.

gps거리가 19.3km가 나왔으니깐...실거리는 약 21km정도 될것같습니다.

등로도 험했지만 산죽을 헤치며 한동안 진행하다 보니...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가 버렸네요.

 

대충...계산해봐도....

삼도봉과 불무장등을 거쳐 기촌마을에 다시 내려설려면...빨라도 어둔 밤 10시 전 후가 될것 같더군요.

처음부터 등로와 거리 계산을...잘못한 것 같습니다.

 

너무 늦게 산을 내려가면...내일 일도 걱정스럽고....ㅜ.ㅡ

 

그래서, 올랐던 피아골 환종주는 다음 좋은날로 미루고...플랜 B 코스로 변경하기로 했네요.

화엄사를 사이에 둔 형제봉능선과 차일봉능선...그 두 곳을 놓고 생각하다가....

종석대도 올라볼 겸...차일봉능선길을 택해서 내려가기로 합니다.

 

그러면....

어둡기전에...산을 내려갈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런 생각에...급했던 마음은 봄 눈 녹 듯 사라지네요.^^

마음이 가벼워지니...발걸음도 한결 느긋해 집니다.^^

배낭을 대피소에 벗어놓고...여유롭게 노고단 정상으로 올라갔네요.

 

노고단고개(1440m)

노고단고개 옆에 있는 돌탑과도...반가운 인사나누고....^^

뒤돌아서니 노고단정상에 있는 돌탑이...조그맣게 올려다 보입니다.

이제...만나보러 가야죠.^^

노고단(1507m)

노고단 정상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니...건너쪽에 있던 짝궁뎅이 반야봉이 찾아온 우리가 반갑다고 아는체를 합니다.

 

'그려...나두 반가워....*^^*'

반야봉에 올랐다가...삼도봉를 거쳐 불무장등 능선으로 내려갈려고 했었는데....

그 모든것들이 다...물거품이 되어 버렸네요....ㅜ.ㅡ

 

지리 능선과 천왕봉 주변은...아침보다 더 흐릿하게만 보입니다.

이렇게라도 보이는걸...다행으로 생각해야 할지....ㅡ,.ㅡ

왼쪽으로는 지나온 능선위로 왕시루봉과 문바우등이 보이고...오른쪽으로는 형제봉능선이 내려다 보이네요.

왕시루봉 뒤쪽의 백운산은 보일똥 말똥하고...그 옆으로 또아리봉과 도솔봉은 그나마 희미하게라도 보입니다.

발 아래쪽의 노고단대피소에는...마당을 지나는 산객의 발자국까지 가깝게 내려다 보이네요.

방금 올랐었던 노고단고개가 저만치 아래쪽에 있고...성삼재를 지난 고리봉도 바로 건너에 보입니다.

 

지리서부능선은 만복대와 큰고리봉을 거쳐..바래봉으로 길게 길게 흘러내리고....

정령치를 사이에 둔 만복대와 큰고리봉이...커다랗게 다가오네요.

 

지리서부능선은 세걸산을 지나 바래봉으로 흘러들고...길게 이어지던 능선은 덕두봉을 마지막으로 그 맥을 다합니다.

"비 온다....ㅡ,.ㅡ"

 

잠시 지나가는...소나기인가요.?

하늘 구름은 맑은데...굵은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다가 그치네요.

대피소에 내려와서 다시 배낭을 둘러메고는...마고할매와 작별인사를 합니다.

'할매보러...또 올께....*^^*'

대피소...바로 아래쪽에는....

임시 화장실을 만들어 두고...대피소 화장실을 새로 정비하는 공사가 한참 진행중이더군요.

성삼재로 내려서는 임도를 잠시 따랐더니...아래쪽으로 화엄사가 내려다 보이는 코재(무넹기) 전망대가 있네요.

성삼재에서 노고단을 오를때면...항상 지름길 계단을 따라 올랐더니만....

오늘...처음 보았네요.^^

전망대에 올라...아래를 내려다보니....

화엄사를 가운데에 두고 양쪽으로...형제봉능선과 차일봉능선이 길게 이어집니다.

화엄사의 불경소리...들리는듯 하고....

섬진강을 옆에 끼고있는...구례읍내도 흐릿하게 보이네요.

전망대에 있는 사진 설명판에는...구례 뒤쪽으로 무등산이 보인다는데....

무등산은 종석대 뒤쪽에 있으니 보일턱이 없고...무등산이라고 가르키는 곳을 바라보니 그 건 봉두산이였습니다.

사진 설명판을...수정해야 할 것 같더군요.

코재(무넹기) 전망대에서...종석대로 갈려니....

방금이라도 등로를 정비한듯 널직하고...발에 걸리적 거리는것이 없으니 너무 좋습니다.^^

어디서...갈림길을 놓친걸까요.?

좋은 등로를 얼마간 따르다 보니...오른쪽으로 올려다 보이던 종석대가 점점 멀어지네요.

혹시나 좀 더 가면 종석대 오름길 등로가 있으려나 몇걸음 더 가봤지만...등로는 능선 건너쪽 우번대로 넘어가고....

우린 제자리에 우뚝...걸음을 멈춥니다.

다시 되돌아가서 갈림길 등로를 찾아...종석대로 올라갈 것인가.?

아니면, 그냥 차일봉능선으로...내려갈것인가.?

 

오늘은 처음부터 산행길이...너무 꼬이기 시작하네요.

문수암도 못보고 지나치고...종석대까지 이러니....ㅜ.ㅡ

 

만나볼 좋은날이 있기를....그냥 능선따라 내려가기로 합니다.

몇번의 짧은 알바와...생각해둔 종주길 마져 일그러 졌으니....

이제 헛웃음밖에...안나오네요.

능선길을 따라내려서 차일봉을 찾아가는 길에도...어김없이 산죽들이 등로를 가로막습니다.

거기다가...작은 잡목들까지 더하니....

오늘 제대로...날 잡은것 같네요....ㅜ.ㅡ

한참을 내려섰다가 살짝 올라가는 오름길에...차일봉 정상이 있더군요.

차일봉(1008m)

차일봉 정상을 가르키는...그 아무것도 안보이네요.

흔하게 보이던 시그널 하나 안보이길래...앙마 시그널 한 장 걸어두고서....^^

차일봉 조금 아래쪽에서 뒤돌아보니...나뭇가지 사이로 노고단과 종석대가 올려다 보입니다.

'좋은날 다시 오라는 노고할매의 계시이려니...다음에 만나자.^^'

다음에는 문수암도 꼭 다시 찾을것을 약속하고는...능선길을 내려섰네요.

ㅎ.ㅎ~~

차일봉을 내려서니 거짓말같이...등로는 비단길보다 더 좋아졌습니다.

만나는 작은 봉우리는...모두 우회하고....

오름길이 전혀(?)없는...아주 편안한 등로가 계속 이어지네요.

그러다가, 살작 올라선 봉우리...원사봉 정상입니다.

원사봉(579m)

 

원사봉 정상에도...아무것이 없길래 울 막둥이를....*^^*

이 후의 등로도...너무 좋습니다.

지리산 둘레길보다...10배는 더 좋은것 같네요....^^

얼마...지나지않아....

완만하던 내림길이...조금씩 가파르게 내려서고....

솔 숲 향기 코를 간지럽히는 아래쪽으로 내려왔더니...지나가는 차소리 가깝게 들려옵니다.

잠시후에...화엄사주차장에 내려섰네요.

아직도...훤한 대낮에....*^^*

 

산죽들을...헤쳐나가며....

몇번의 짧은 알바도 했었고...문수암과 종석대도 못보고 지나쳤습니다.

알바도 산행의 일부분이려니...스스로를 위로해 보지만....

아쉬움은...어쩔수 없네요.

 

그렇지만....

천국의 석문을 열고서 선계(仙界)도 구경하고...문바우등 정상에 올라 내려다보는 조망은 최고였습니다.

 

그리고....

언제나...그렇지만....

지리(智異)의...품 속은....

따뜻했네요.

 

*^^*

 

 

 

 

 

2017년 9월 10일...일요일 새벽 4시 40분

구례 기촌마을을 들머리로 시작한

[지리산] -왕시루봉능선~차일봉능선-

약 13시간 걸린...오후 5시 40분

화엄사 주차장을 날머리로

오늘의 산행 마무리합니다.

 

[지리산] -왕시루봉능선~차일봉능선- ...발자국 지도